탄산 밀어내는 웰빙차 ‘떡잎 키우기’ 한창
▲ 곡물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남양 ‘17차’의 전지현 광고 사진. | ||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업체의 시장 참여도 속속 줄을 잇고 있다. 현재 곡물차 시장은 지난해 4월 출시한 남양유업 17차가 점유율 70% 이상으로 독보적인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올해 3월 출시된 동아오츠카의 ‘건미차’가 점유율 15%로 2위를 달리고 있다. 2000년 출시된 웅진식품의 ‘하늘보리’는 점유율 11%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17차가 지난해 3월 출시 직후 월 150만 개가 팔리던 것이 최근에는 월 2000만 개가 팔려나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7월에는 차음료 제품으로는 최단 시간 1억 병 판매를 달성하자 남양은 “올해 15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쟁업체들은 곡물차 전체 시장으로 볼 때 남양의 주장은 절반 정도만 맞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혼합차 시장 전체 규모가 녹차 시장을 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어쨌든 연매출 8000억 원 규모인 남양은 17차의 히트로 음료 제품을 주력 업종으로 삼고 음료 시장 3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정통 유가공업체였던 남양은 분유 시장에서 매출이 줄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던 상황이었다.
올해 3월 건미차를 출시한 동아오츠카는 “건미차가 경쟁 제품보다 맛이 부드럽다. 전 연령대에서 고루 인기를 끌고 있은 것이 특징”이라고 제품을 소개했다. 시장점유율을 15%로 밝히고 있는 동아는 올해 건미차 판매액을 6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아가 집계한 곡물차 시장규모는 올해 500억 원이다. 동아는 녹차, 곡물차에 이어 메밀차, 꽃잎차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경쟁 제품인 17차, 건미차가 10종 이상의 원료로 만든 혼합차 성격이 짙은 것과는 달리 웅진식품의 하늘보리는 보리차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웅진은 “다른 제품들도 주성분은 대맥(大麥)으로 모두 보리차 맛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늘보리도 옥수수, 보리, 현미 등을 섞어 담백한 맛을 냈기 때문에 혼합차로 볼 수 있다”고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왼쪽부터) 동원 보성녹차, 코카콜라 하루녹차, 동아 건미차, 웅진 하늘보리 | ||
곡물차 시장이 커지자 국내 전체 음료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칠성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 측은 “시장이 커져서 뒤늦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음료시장은 원래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트렌드에 준해 오랜 시간 연구를 통해 타이밍에 맞춰 내놓는 것이다”라며 ‘따라하기’란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롯데는 8월 중 ‘오늘의 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동원과 롯데는 유통파워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시장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기존 업체들은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곡물차 시장과 함께 녹차음료도 지난해 500억 원대에서 올해 700억∼800억 원대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녹차음료 시장은 1996년 출시된 ‘동원보성녹차’가 녹차시장의 대명사로 자리잡을 정도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절반에 가까운 47%대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뒤이어 동아 ‘그린타임녹차’와 롯데 ‘지리산 생녹차’가 서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3∼1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이 ‘하루녹차’를 출시하면서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펼치면서 녹차 음료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차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남양유업도 4월 ‘여린잎녹차’를 출시해 녹차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웅진식품도 3월 ‘제주한라녹차’를 출시해 하늘보리에 이은 라인업을 완성했다. 한창 무르익고 있는 녹차음료 시장이 연말까지 어떤 구도 변화가 일어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차음료가 갈수록 각광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웰빙 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최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음료수에 든 첨가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칼로리가 거의 없는 차음료는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