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물려준 조상께 죄송해 매각 않기로”…파주 장산리 안장 무산 전 씨 유족 “드릴 말씀 없다”
전 씨는 회고록에서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문산읍 장산리는 전 씨 유언과 부합한 곳이었다.
지난 11월 16일, 장산리에 위치한 장산전망대 근처 한 사유지에 전 씨 유해가 안장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일부 마을 주민을 비롯해 해당 지역 국회의원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파주 지역 시민단체들과 파주시장 등도 합세해 ‘결사반대’했다.
토지주는 12월 4일 일요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안이 언론에 많이 노출돼 부담스러웠다"며 "여기에 조상이 물려준 땅을 파는 것이 너무 죄송스러워서 계약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전두환 씨 장지 예정지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 산 XX-X’이었다. 해당 필지 공동 소유주 중 한 명인 신 아무개 씨는 "토지를 판매하지 않겠다"며 "우리 가족이 보유한 땅은 영의정을 지낸 옛 조상이 임금께 하사 받은 것이라고 한다. 조상이 물려준 땅을 팔려 하니 미안한 마음도 있어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거창 신씨 세보에 따르면, 신 씨가 지칭한 조상은 조선시대 연산군 장인(거창부원군) 신승선이었다. 영의정 등을 지낸 신승선은 장성공파 15세손. 토지 소유주인 신 씨 일가족은 거창 신씨 장성공파 31세손으로 신승선의 직계 후손이다. 장산리 인근 임진나루에 있다가 한국전쟁 때 소실된 래소정(來蘇亭)은 신승선이 지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씨 측과 구두상 가계약을 맺었던 신 씨는 해당 필지 중에서 자신의 아버지 산소가 있는 구역을 제외한 모든 토지를 평당 30만 원에 팔려 했다고 밝혔다. 해당 필지는 모두 1만 9500여 평(6만 4271㎡)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1700평(약 5600㎡)만 묏자리로 매각하려 했다는 게 해당 지역구 박정 의원실 전언이다.
이번 사안에 전두환 씨 유족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짧게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