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개인 서사 넘어 민초들 주축으로 등장시켜…2013년 공모전 수상 이후 사극 작품 꾸준히 발표
‘임진왜란 바다전쟁’은 한국사에서 가장 유명한 전쟁이자, 동아시아 역사를 뒤바꾼 전쟁으로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임진왜란을 다뤘다. 임진왜란의 승패를 뒤집은 것이 ‘해전’이었던 만큼 그 중 바다전쟁에서 활약했던 이순신과 그의 부관들은 물론, 격군·밥비 등 역사에서 잘 언급되지 않았던 민초들까지 스토리의 주축으로 등장시켰다.
‘임진왜란 바다전쟁’은 이제껏 이순신 개인의 영웅 서사로 임진왜란을 다뤘던 기존 콘텐츠들과 차별화된다. 이번 책에서는 전체 수군까지 시야를 넓혀 수군의 전술, 병기, 훈련 등 상세한 백성들의 역할까지 충분히 평가하려 노력했다. 예를 들어 정걸, 나대용 등 당시 이순신을 도운 휘하 장수나 부관들의 역할을 자세히 묘사했다. 또한 수군들의 훈련 장면과 무기 활용 방식, 평민과 천민이 전쟁 준비를 돕는 모습 등 주목받지 못한 이들까지 서사에 녹여냈다.
1권에서는 임진왜란이 벌어지기 전부터 조·명·일 삼국의 상황, 이순신의 전쟁 준비를 자세히 다뤘다. 무엇보다 거북선의 실제 모습, 노를 젓는 격군의 운용 방식, 조선 수군의 해상 전투 방식 등과 관련한 최신 자료들에 작가만의 해석을 더해 집대성했다. 앞으로 7권까지 출간될 예정이다.
성주삼 작가는 1994년 ‘우당탕 세자매’로 데뷔했다. 성 작가는 2013년 제3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에서 실존인물인 황진 장군을 통해 임진왜란을 다룬 ‘아술당의 아이들’로 금상을 거머쥐었으며, 2014년 ‘아술당의 아이들’을 ‘칼의 땅’으로 제목을 바꿔 일요신문 지면에 연재했다. 이후 실학이 대두되던 시대 여성 추리극인 ‘주막’, 3·1운동과 독립운동가 강우규를 그려낸 ‘푸른 노인’(광복회, 2021) 등 사극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성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순신 콘텐츠의 파도 속에서도 헛헛함이 해갈되지 않았기에, 스스로 용기를 내어 빠져 보았다”며 임진왜란을 다룬 작품을 발표한 계기를 밝혔다. 최근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이어, 성 작가는 다시 한번 독자들을 치열하고 뜨거웠던 역사의 현장으로 초대한다.
이현이 기자 hn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