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최재희·이상규, 국민의힘 고정균도 전과 4건…37명 전과 중 음주운전·공직선거법 위반이 많아
[일요신문] 공직선거 후보 전과 기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00년 처음 공개됐다. 금고 이상 형에 한해서였다. 이후 공개되는 전과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2010년부터 정치자금법, 알선수재 등 일부 범죄는 벌금 100만 원 이상 전과 기록이 공개됐다. 2014년부터 모든 범죄에 대해 벌금 100만 원 이상 전과 기록이 공개됐다.일요신문은 전과를 가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지역 예비후보 73명 중 36명 전과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4·10 총선 수도권 예비후보 전과 전수조사] 서울① 음주운전 최다…판단은 유권자 몫). 이어서 이번엔 나머지 37명의 전과 사실을 보도한다. 37명 중 전과 4건을 보유한 예비후보는 5명이다. 더불어민주당 2명(강북구을 박용진·정봉주), 진보당 2명(구로구갑 최재희·관악구을 이상규), 국민의힘(동대문구갑 고정균) 1명이다.
하지만 공직선거 후보 도덕성을 검증하기엔 공개 범위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벌금 100만 원 미만 전과 기록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공개되는 전과도 죄명, 형량, 처분일자만 간략히 공개되기 때문이다. 일요신문은 수도권 유권자 알 권리를 위해 100만 원 미만 벌금형을 포함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전과 기록을 조사해 연속 보도한다. 특히 법원 판결을 받은 전과는 판결문을 입수해 상세한 전과 내용을 공개한다.
공교롭게도 이 중 민주당 소속 2명은 같은 지역구인 강북구을에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역 박용진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연으로 인기를 끌었던 정봉주 전 의원은 전과 4건이 확인됐다. 이 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벌금 100만 원 이상 전과는 3건이다. 정 전 의원은 1983년 12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징역 1년 6월), 2008년 6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징역 1년), 2013년 10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벌금 200만 원)으로 처벌 받았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은 대학생 시절 민주화추진위원회 회장으로서 학생운동 시위를 주도한 혐의다. 공직선거법 위반은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연루 의혹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은 홍성교도소 수감 당시 특정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공개한 혐의였다.
정 전 의원은 100만 원 미만 벌금형을 받은 판결문 1건도 확인됐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이 불교 조계종을 김정은 집단에 비유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하려다가 신도들에게 제지당하자 한 신도를 밀어 다치게 한 혐의로 2016년 7월 벌금 7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정 전 의원은 2016년 12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전과 9범이라고 밝혔다. 방송 자막엔 정 전 의원 전과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2건, 국가보안법 위반 1건, 허위사실 유포 1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5건으로 소개됐다.
정 전 의원은 2월 6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방송에선 죄목이 여러 개였다는 걸 이야기한 거다. BBK 사건은 죄목이 3~4건이었다. 방송에선 과장이 있을 수도 있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한 걸 수도 있다”며 ‘전과 9범’ 발언을 번복했다. 이어 “(선관위에 공개된) 전과가 3개 말고 더 있는 건 공심(공천심사)에 이미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강북구을 재선 박용진 의원 역시 전과가 4개다. 이 중 3개는 집회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박 의원은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가 1994년 9월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 처분을 받았다. 이후 박 의원은 노동운동을 하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2000년 3월), 징역 1년(2002년 1월) 처분을 받았다.
박 의원은 음주운전 전과도 있다. 그는 2009년 5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박 의원 음주운전 전과는 2023년 8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현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재조명되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은 서울 강남구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친 남성이 마약류 양성 반응에도 사고 직후 석방된 것이 “전관예우와 한동훈식 포퓰리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장관은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 “박 의원은 음주운전 처벌을 받고도 계속 중요 공직에 나서는 걸 보면 음주 등 약물 상태 운전에 대해 관대한 편인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소속 동대문구갑 예비후보 고정균 전 서울시의원 전과도 총 4건으로 확인됐다. 고 전 의원은 현재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도 맡았다.
고 전 의원은 2011년 8월 사문서 위조 등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2017년 6월엔 위증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고 전 의원은 일요신문에 “두 사건 모두 장광근 전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을 당시 발생했던 사건”이라며 “장 전 의원을 보호하려다가 결국 두 사건에서 모두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고 주장했다.
장 전 의원은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제16대 의원 시절 후원회 계좌로 정치자금을 계속 받은 혐의로 2012년 3월 벌금 700만 원 판결이 확정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고 전 의원은 장 전 의원 재판에 2011년 4월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계좌는 자신이 관여하는 문화예술단체 기부금을 받는 계좌라고 허위 증언했다. 또 고 전 의원은 허위 증언 근거를 만들기 위해 2010년 10월 문화예술단체 기부금 영수증을 위조했다.
또 고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80만 원을 두 차례(2007년 5월·2008년 10월) 선고 받았다. 2008년 10월 벌금형은 이른바 ‘김귀환 돈봉투’ 사건으로 생긴 전과다.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김귀환 전 서울시의회 의장은 2008년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동료 시의원 28명에게 돈봉투를 뿌린 혐의로 징역 1년을 2009년 1월 선고 받았다. 당시 서울시의원이었던 고 전 의원은 100만 원을 받아 처벌 받았다.
구로구갑 예비후보 최재희 민주노총 전국돌봄서비스 노동조합 구로분회장, 관악구을 예비후보 이상규 전 의원도 전과가 각 4건이다. 두 사람 모두 진보당 소속이다. 최 분회장 전과 4건은 모두 집회와 관련된 혐의다. 이 전 의원은 집회 관련 전과 2건 외에도 정치자금법 위반과 명예훼손으로 각 100만 원 미만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다.
37명 중 전과 3건을 보유한 예비후보는 9명이다. 국민의힘 5명(중랑구갑 차보권·관악구을 이남형·노원구갑 장일·양천구을 강웅원·성북구갑 한상학), 무소속 2명(용산구 박미원·도봉구을 최순자), 민주당 1명(금천구 조승현), 진보당 1명(중구성동구갑 강병찬)이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서울지역 위원인 차보권 예비후보는 1998년 3월 무고(벌금 100만 원), 2000년 1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2000년 10월 근로기준법 위반(벌금 100만 원) 등 전과가 3건이다.
관악구을 예비후보 이남형 전 서울시의원은 전과가 3건이다. 이 전 의원은 2010년 10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그는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예비후보 시절 후보자 추천 심사위원회 구성원에게 한우 선물세트 등을 제공한 혐의로 처벌 받았다.
이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전과가 또 있다. 그는 2006년 서울시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학력을 허위 공표한 혐의로 2006년 11월 벌금 8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대학원 수료를 정규 학력으로 잘못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 전 의원은 2005년 10월 배임증재로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그는 2000년 서울 관악구 한 재건축공사 시공사 대표이사 시절 재건축조합장에게 편의를 봐달라고 청탁하면서 그 대가로 공사장 함바식당 운영권을 제공한 혐의로 처벌 받았다.
장일 전 노원구을 당협위원장 전과 역시 총 3건이다. 장 전 위원장은 2020년 9월 횡령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장 전 위원장은 식당 동업자로부터 받은 5000만 원 중 2290만 원을 동업자와 무관한 다른 점포 운영비용으로 썼다.
또 장 전 위원장은 1993년 11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장 전 위원장은 일요신문에 “음주운전에 적발됐다”며 “그 당시엔 사회적 통념상 관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음주운전은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장 전 위원장은 2006년 5월 공동주거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6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장 전 위원장은 2005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광운대 인수에 반대해 법인사무국과 이사장실을 점거해 단식 투쟁을 벌이다가 처벌 받았다. 장 전 위원장은 광운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강웅원 전 양천구의회 의장은 음주운전 전과가 2건(2000·2007년)이다. 벌금은 각 100만 원, 150만 원이었다. 강 전 의장은 2004년 4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미만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그는 식당 개업식에 벽시계를 기증한 혐의로 처벌 받았다.
치과의사인 한상학 전 국민의힘 성북구갑 당협위원장 역시 음주운전 전과가 2건(2003·2005년)이다. 한 전 위원장은 배임증재로 1998년 4월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기도 했다.
조승현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수석상임부위원장은 2001년 7월 음주운전(벌금 100만 원), 2001년 8월 무면허운전(벌금 100만 원), 2007년 4월 명예훼손(벌금 100만 원) 등 전과가 3건이다. 그는 음주운전이 적발돼 면허가 없는 기간 운전을 하다가 처벌 받았다.
민주당 소속 중구성동구갑 예비후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선관위에 공개한 벌금 100만 원 이상 전과는 1건이다. 임 전 실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1990년 9월 17일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처분을 받았다. 그는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 시절 임수경 씨 밀입북을 도운 혐의로 처벌 받았다.
이외에도 임 전 비서실장은 100만 원 미만 벌금형 1건이 있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016년 11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임 전 비서실장은 제20대 국회의원 은평구을 예비후보였던 2016년 1월 은평구청을 방문해 구청장실, 부구청장실, 국장실 등 총 9개 사무실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며 선거운동용 명함을 나눠줬다.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해 호별로 방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중구성동구을 예비후보 정호준 전 의원이 공개한 전과는 2건이다. 2011년 6월 4일 음주운전(벌금 200만 원)과 2011년 9월 14일 무면허운전(벌금 100만 원)이다. 조승현 민주당 수석상임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음주운전이 적발돼 면허가 없는 기간 운전대를 잡았다.
국민의힘 소속 동대문구갑 예비후보 백금산 전 서울시의원 전과는 2건이다. 현재 백 전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 후원회 자문위원이다. 백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011년 2월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백 전 의원은 2010년 6월 지방선거 투표 당일 투표소 4곳에 들어간 혐의로 처벌 받았다.
또 백 전 의원은 2009년 11월 상해 혐의로 벌금 50만 원 선고유예를 받았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룬 뒤 유예기간이 지나면 범죄 사실을 없던 일로 하는 판결이다. 백 전 의원은 송년회 모임 중에 있었던 의전 문제로 구의회 의원과 언쟁을 벌이다가 주먹으로 입술을 때렸다.
국민의힘 소속 노원구갑 예비후보 현경병 전 의원은 2011년 6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당시 판결로 현역 의원이었던 현 전 의원은 의원직을 잃었다. 정치자금법이나 공직선거법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처벌을 받으면 5년간, 집행유예 등 징역형을 선고 받으면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현 전 의원은 골프장 대표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처벌 받았다.
민주당 공천 심사를 통과해 서대문구을에서 김영호 의원과 경선을 벌이는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은 2006년 9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문 전 청장은 2006년 1월 제4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선거구민 2명에게 각 3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넨 혐의로 처벌 받았다.
강동구을 예비후보로 민주당 검증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이해식 의원은 2005년 5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이 의원은 2004년 강동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경쟁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처벌 받았다.
민주당 공천 심사를 통과해 송파구병에서 박성수 전 송파구청장과 경선을 벌이는 남인순 의원은 2011년 1월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남 의원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석해 청와대로 행진하다가 연행돼 처벌 받았다. 당시 남 의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였다.
서대문구갑 출마를 선언했다가 성남중원구로 예비후보 등록 지역을 옮긴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은 2009년 8월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3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이 의원은 연세대 의료원 노동조합 부위원장 시절인 2007년 의료원 주차장 입구를 봉쇄하고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가 처벌 받았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