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본질 외면한 채 의대 정원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에만 몰두”
신 의원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은 궁극적으로 필수의료, 지역의료 의사 부족 문제의 해결”이라며 “정부는 사안의 본질은 외면한 채 의대 정원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에만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결국 보건의료인력 추계에 대한 제대로 된 근거체계 마련도 하지 않은 채, 경매하듯이 부르는 게 값이 되는 방식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결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장 의과대학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시체 해부용 시신 수급 부족으로 해부학 실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대학이 존재하고, 병리학, 미생물학, 생화학 등 기초의학 교수 수급이 어려워 부실한 기초교육 시스템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게다가 “지금도 책상이 부족한 의과대학이 있다. 앞으로 무리한 의대생 확대로 인해 발생하는 의학교육 부실과 부실 의사 양산의 책임은 모두 정부가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기술 패권 시대에 이공계 인재들이 충분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국가의 대책이 부재한 상태에서, 무리한 정원 확대는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 입시 준비가 시작되고 수험생들의 사교육 조장을 초래하여 대한민국의 인재양성체계 근간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의원은 “지금이라도 의사 인력은 필요할 때 늘리고 과잉 시 줄일 수 있는 메커니즘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확한 추계와 계획도 없이 발표한 보건복지부의‘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는 정원 확대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인구는 2030년 5131만 명, 2072년에는 3622만 명으로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대한민국 미래의 인구 구조의 변화, 적정 의료수요, 기술 발전, 재정 상황 등을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의료이용의 변화 추세를 반영하여, 늘릴 때 늘리고 줄일 때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더 이상 의사 정원 조정에 대해 정치권에서 불필요한 공방과 다른 이슈를 덮는 카드로 활용되지 않도록 올바른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단순히 양적으로만 충분한 의사 수를 확보하는 것이 아닌 환자 진료, 지금 의료가 갈구하는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 직업성 역량 등이 강화되어야, 우리 사회가 필요한 영역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는 의사 한명 한명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