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시스템 공천과 거리 먼 사천”…민주당 “대선 선대위 배우자실 부실장일 뿐 비서 아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하고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표의 부인을 보좌한 권향엽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고위원회에서 일부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이 대표가 밀어붙였다고 한다. 이 공천은 대표 부인의 일정과 수행을 담당한 인사를 위한 ‘위인설천’일 뿐 모든 면에서 겨자씨 한 알 만큼의 합리성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지도부가 경쟁력이 있고 흠결 없는 현역 의원에게 경선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갑자기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한 후 일방적인 낙하산 공천을 한 것이다. 이번 공천에서 민주당이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한 곳은 이 지역구가 유일하다. 많은 전국의 지역구 중에 왜 하필 이곳이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돼야 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인 서동용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호남 지역구는 경선이 원칙이라고 했다’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스스로 약속을 깨고 당규가 정한 절차 원칙까지 무시했다’고 반발했다. 한마디로 시스템 공천과는 거리가 먼 사천(정당에서 출마 당원을 사사로이 추천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대표 배우자의 비서를 사천 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악의적 주장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권향엽 후보는 이 대표 배우자와 아무런 사적 인연이 없으며 단지 대선 선대위 배우자실의 부실장으로 임명됐을 뿐 비서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20년 이상 당직자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과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런 경력을 무시하고 사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또한 “전남 지역은 여성 국회의원이 없었고, 이번 총선에서도 여성 후보의 경선 참여 등 공천이 전무했다. 당헌·당규상 여성 30% 공천 조항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공천관리위가 해당 지역에 여성 후보를 전략공천 요청했다. 전략공천관리위는 이와 같은 내용을 심사에 반영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해당 지역구를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하면서 현역 서동용 의원을 컷오프하고 권 전 비서관을 전략공천했다. 이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민주당 예비후보 4명 중 권 전 비서관은 유일한 여성이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권 전 비서관은 당 지도부에 전략 공천 철회를 요청했다. 권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과 정부 여당이 악의적으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혁신 공천과 총선 압승을 위해 결단을 내리겠다”며 “당당히 경선에서 이겨 반드시 민주당의 진정한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