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석 중 11석’ 민주 ‘수성’ 국힘 ‘탈환’ 총력…부평갑·을 3지대 변수, 3파전 또는 4파전 전망
#‘명룡대전’ 최대 빅매치
인천 계양구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장관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안으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다. 경인일보가 KSOI에 의뢰해 3월 1~2일 실시한 여론조사(3월 3일 발표, 자동응답 ARS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45.2%, 원 전 장관은 41.6%를 기록했다. 자유통일당 소속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2%로 집계됐다.
다만 여론 지형은 여전히 원 전 장관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계양을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41.4%, 국민의힘은 37.7%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부정 평가가 57.5%로 긍정 평가보다 17.3%p 높았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거구도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획정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계양을에 작전서운동이 들어가고, 계산1·3동이 빠졌다. 계산1동은 다른 동에 비해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전서운동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력 지원에 나섰다. 2월 23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원유세를 위해 계양을을 찾았다. 2월 26일에는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왔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인 위원장을 앞세워 호남 출신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계양을은 호남 출신 이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남 향우회 영향력이 강한 것은 지역 정치권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다(관련 기사 빅매치 성사될까…‘명룡대전’으로 들썩거리는 계양을 민심 투어).
원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일요신문에 “여론조사가 너무 잘 나와서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이번 여론조사는) 너무 올라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인 전 위원장 지원유세에 대해서는 “호남분들이 ‘무조건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 전 위원장의 지원은) 그분들에게 진짜 일을 맡겨볼 만한 국토부 장관을 (뽑아달라는) 것을 호소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변수로 떠오른 무소속 후보들
민주당 탈당 의원들이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부평을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했다. 2월 29일에는 현역인 홍영표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그러자 3월 6일 홍 의원은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라며 탈당했다. 그는 2009년 재보궐 선거부터 21대 총선까지 4번 연속 당선된 터줏대감이다. 21대 총선에서는 득표율 56.13%를 기록했다. 3월 7일 홍영표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함께 ‘민주연대’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의원은 새로운미래에 입당해서 총선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부평을 대진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는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과 이동주 의원(비례대표)이 경선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현웅 전 국민의당 인천시당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이 과정에서 강창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반발했다. 강 위원장은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무소속 출마를 하면 부평을은 4자 구도가 형성되며 혼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부평갑에는 현역인 이성만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되며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이 사건은 송영길 선거 캠프 측 인사들이 여러 의원에게 불법 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복당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영입인재인 노종면 전 YTN 기자를 단수 공천했다. 이 의원은 노 전 기자에게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노 전 기자는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당위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이 의원이 제안한) 전통적인 경선인 여론조사 방식으로는 단일화가 어렵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제홍 전 부평구청장 후보가 조용균 전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꺾고 후보로 확정됐다. 개혁신당에서는 이 지역구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문병호 전 의원이 3선 도전을 선언했다. 민주당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3파전 또는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진보 성향이 강한 청라국제도시가 포함된 서구갑은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힌다. 20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차지했고,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에서는 김교흥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1호 영입’ 박상수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을 단수 추천했다.
서구을에는 양당 모두 전략공천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이용우 직장갑질119 법률스태프 변호사가 공천을 받았다. 이 변호사는 민주당 영입인재 23호로 입당했다. 이 변호사가 단수 공천 되자 김종인 전 인천시의회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박종진 전 쾌도난마 메인앵커를 단수 추천 했다. 21대 총선에서는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박 전 앵커를 24.25%포인트(p) 차로 따돌렸다.
#171표차 동·미추홀을, 과연 이번엔
동·미추홀을에서는 5선 고지를 노리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설욕을 다짐하는 남영희 동·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이 지역구는 보수 강세지역으로 평가된다. 윤 의원은 이 지역에서 연이어 4선(보수 정당 소속 2선, 무소속 2선)에 성공했다. 21대 총선에서 전국 최소 득표차(171표)로 당락이 결정된 만큼 남 위원장에게도 승산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21대 총선에서는 윤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민주당의 박찬대(연수갑) 맹성규 (남동갑) 유동수(계양갑) 김교흥 (서구갑) 의원은 각각 3선에 도전한다. 연수갑에서는 박 의원과 정승연 국민의힘 연수갑 당협위원장의 3번째 대결이 성사됐다. 두 사람은 20·21대 총선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20대 총선에서는 박 의원이 0.29%p 차로 신승을 거뒀고, 21대 총선에서는 14.79%p 차로 앞섰다.
남동갑은 인천시청과 소래포구 공단이 있어 ‘인천의 정치 1번지’로 불린다. 15~18대까지는 보수 진영이 이겼고, 19~21대까지는 진보 진영 후보가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 맹 의원은 득표율 54.38%을 얻어 44.44%를 얻은 지금의 인천시장인 유정복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손범규 전 SBS 아나운서를 공천했다.
계양갑은 민주당 텃밭으로 꼽힌다. 2004년 계양갑·을이 분구된 이래 진보 후보들만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도 유동수 의원은 이중재 미래통합당 후보를 23.91%p 차로 이겼다. 국민의힘에선 최원식 전 의원을 공천했다. 최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중·강화·옹진)과 허종식 민주당 의원(동·미추홀갑)은 각각 재선에 도전한다. 중·강화·옹진은 군사분계선과 접해 있어 유권자들이 안보 이슈에 민감해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하다. 국민의힘에서는 배준영 의원이 나온다. 배 의원은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당내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에는 뉴시티 특별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에서는 조택상 지역위원장이 출마했다. 조 위원장은 박남춘 시장 시기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은 허종식 의원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월 29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허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허 의원은 손호범 전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홍보부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국민의힘은 심재돈 동·미추홀갑 당협위원장이 나온다. 심 위원장은 3월 3일 “민주당 후보들의 돈봉투 기소는 사필귀정으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돈봉투 사건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