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을 이준석 참전 주목, 수원병·분당을 친윤-친명 초접전, 분당갑 안철수 vs 이광재 빅매치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공천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우세로 점쳐졌던 총선 판세는 시계 제로 상태다. 공천 내홍으로 민주당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다. 최대 승부처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맞붙는 인천 계양을 등 ‘빅매치’ 지역구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일요신문이 공천을 확정한 지역구 대진표를 공개한다.[일요신문]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전국 최대 의석(60석)을 가진 경기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아성에 균열을 내야 한다. 민주당은 경기도에서 2012년 19대, 2016년 20대, 2020년 21대 총선까지 3연승 중이다. 21대 총선에선 59석 중 51석을 석권하며 대승을 거뒀다. 정치권에선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우위를 점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으로선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개혁신당이 ‘반도체 벨트’ 공략에 집중하면서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벨트’ 다자구도 형성
‘반도체 벨트(경기 수원·평택·화성·용인·이천시)’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본사, 제조공장 등이 군집한 곳이라 붙여진 네이밍이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3월 7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기업 살리기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차별화되는 지원책을 마련해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1월 3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경기도 정치 1번지’ 수원을 찾아 철도 지하화와 구도심 개발을 공약하며 일찌감치 바람몰이에 나섰다.
수원시갑에서는 김승원 민주당 의원(초선)이 수성전에 나선다. 국민의힘 영입 인재인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둘 다 수원 수성고 출신으로 ‘수성고 매치’는 흥미로운 볼거리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19.6%포인트(p) 차로 압승했다. 하지만 방심하긴 이르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2월 19~20일 수원시갑 선거구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승원 의원과 김현준 예비후보는 각각 46.3%, 42.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보수 험지’로 불리는 수원시을에선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선다. 국민의힘에서는 홍윤오 전 국회사무처 홍보기획관이 대항마로 나섰다. 이곳은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주변에 대학생들이 거주하고 있고, 호매실지구 택지개발로 젊은 층 인구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백 의원과 정미경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는 ‘여검사 대결’로 주목받았는데, 백 의원이 22.38%p 격차 누르며 당선됐다.
수원시병은 국민의힘 탈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민주당에서는 친명계 김영진 의원(재선)이 지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방문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을 차출해 승부수를 띄웠다. 국민의힘에선 19대 총선까지 보수정당이 집권한 보수 강세 지역이었던 만큼 탈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한길리서치가 경인방송 의뢰로 3월 3~4일 수원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의원과 방 전 장관 지지율은 각각 44.3%, 42.1%로 나타나며 오차범위 내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이었다.
평택시갑에선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재선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한무경 의원(비례)이 출사표를 던졌다. 홍 의원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3501표(2.81%p) 차이로 신승을 거둔 만큼 치열한 접전지로 꼽힌다. 홍 의원이 비전1동에서 3199표 차이를 벌린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비전1동이 평택시병으로 편입됐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롭게 신설된 평택시병에선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3선)과 김현정 민주당 예비후보의 리턴 매치가 펼쳐진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유 의원과 김 후보는 평택시을에서 붙은 바 있다. 득표율 차이는 1.5%p에 불과할 정도로 막상막하 승부를 펼쳤다. 민주당 지지세를 보이는 비전1동이 평택시병에 편입된 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갑은 송옥주 민주당 의원(재선)에 맞서 홍형선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오래 둘 만큼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곳 중 하나다. 이번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화성갑과 화성병으로 나눠졌던 보수 성향 강한 봉담읍이 화성병으로 모두 포함됐다. 홍 후보 입장에선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화성시을은 다자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3월 4일 이준석 대표는 화성시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곳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19대부터 21대까지 3선을 성공한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과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대표 지지로 이어질진 미지수다. 3월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은 3%에 그쳤다. 인천·경기에서도 4%에 불과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 한정민 전 삼성전자 연구원을 전략공천했다. 화성시을에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생산기지가 있다는 점과 반도체 벨트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원욱 의원은 신설되는 화성시정에 출마한다.
화성시병에선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은 아직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개혁신당에선 2022년 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 후보로 출마한 적 있던 구혁모 예비후보를 내세웠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권 의원은 약 30%p라는 압도적인 득표율 차를 보여준 바 있다. 다만 보수 성향을 지닌 봉담읍 전역이 화성시병으로 편입된 게 득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용인시갑은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뇌물공여죄로 의원직을 상실해 무주공산인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공천했다. 이 전 비서관은 당초 서울 강남구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대통령 참모들이 양지를 찾는다는 비판이 불거지자 이곳으로 옮겼다. 하지만 용인시갑도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이 전 비서관이 양지만 찾아다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2월 5일 광주 서구을에 지역구를 둔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용인시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으로서 반도체 분야 입법에 앞장서 온 점을 강조하며 지역구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권인숙 이우일 이상식 예비후보가 3자 경선 중이다. 보수 성향이 비교적 강한 곳인 만큼 민주당, 개혁신당에서 당선을 노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천시에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재선)과 엄태준 민주당 예비후보가 8년 만에 재격돌한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송 의원과 엄 후보는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송 의원이 약 11%p 차이로 승리했다. 이후 엄 예비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이천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적 체급을 키웠다. 다만 이천시는 SK하이닉스가 위치한 도농복합도시로서 보수 진영 강세를 이어온 곳인 만큼 민주당으로선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심상정 5선 고지 밟을 수 있을까
보수 텃밭인 동두천시연천군에선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3선을 노린다. 김 의원은 2022년 수해 복구 현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것이 리스크로 꼽혔으나, 결국 공천을 받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에선 남병근 예비후보를 공천했다. 남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도 도전했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고양시갑에선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5선 고지를 밟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 의원은 비례대표로 초선을 한 뒤 고양갑에서 내리 3선을 성공했지만, 심 의원을 바라보는 지역민들 시선은 곱지 않아 보인다. 다만 심 의원은 “21대 총선 때도 한 달 전 여론조사에서는 뒤졌지만, 막판에 1만 표 차이로 이긴 바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김성회 예비후보 공천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한창섭 전 행정안전부 차관을 전략공천했다.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고양시병에선 이기헌 예비후보가 현역인 홍정민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이 후보는 김근태 전 의원 비서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냈다. 국민의힘 후보인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맞붙게 됐다. 민주당이 19대부터 21대까지 내리 승리했고, 최근 지지율에서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고양시 4개 지역구 중 고양병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구리시에선 윤호중 민주당 의원(4선)과 나태근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재대결을 펼친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백경현 국민의힘 후보가 54.09% 득표율로 안승남 민주당 후보를 10.53%p 차이로 누르고 구리시장에 당선됐다. 앞서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구리시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 3.63%p 더 많은 득표율을 올렸다.
남양주갑에선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조응천 개혁신당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20·21대 총선에서 이겼다. 21대 총선에서 19.84%p라는 압도적인 격차로 당선됐다. 민주당은 최민희 전 의원과 임윤태 전 20대 대선 이재명 후보 법률특보가 경선 중이다. 국민의힘에선 해병대사령관을 역임한 유낙준 예비후보가 검찰 출신 변호사인 심장수 전 당협위원장을 누르고 공천을 받았다. 진보 세가 강한 지역구인 만큼 개혁신당과 민주당이 혈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유낙준 후보가 진보표 분산 속 보수표 결집을 통해 당선을 노린다.
남양주시병에선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재선을 노린다. 국민의힘은 조광한 예비후보를 공천했다. 조 후보는 민주당 소속 남양주시장 시절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와 공개적으로 대립해온 인물이다. 이 대표의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계곡·하천 환경정비사업 성과 등을 두고 갈등을 벌였다. 결국 2022년 민주당을 탈당하고 2023년 9월 국민의힘에 영입됐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왔으나, 다산신도시 개발로 젊은 층이 대거 입주하면서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도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2.99%p 차이라는 초접전을 벌인 만큼 이번에도 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갑에선 윤후덕 민주당 의원(3선)에 맞서 국민의힘이 박용호 예비후보를 공천했다. 진보당에서도 3선의 파주시의원을 지낸 안소희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공천했다. 윤 의원은 19대부터 21대까지 내리 3선을 했고, 21대 총선에서 23.6%p 격차로 당선된 만큼 지역구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이다.
#이재정 vs 심재철 리턴매치
이소영(의왕시·과천시) 강득구(안양시만안구) 민병덕(안양시동안구갑) 민주당 의원은 각각 재선에 도전한다. 지난 대선 때 보수 성향 강세인 과천시는 윤석열 대통령 득표율 57.59%를 기록해 경기도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이재명 후보 득표율은 39.23%로 도내에서 가장 낮았다. 진보 성향 강세인 의왕시에선 이 대표가 윤 대통령보다 1.29%p를 더 많이 얻는 데 그쳤다. 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과천시장과 의왕시장 모두 국민의힘에서 차지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사 출신인 최기식 당협위원장을 내세웠다.
이소영 의원으로선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19대부터 21대까지 내리 3연승 중이고, 과천시 지식정보타운(2만 2000여명)에 30~40대 젊은층이 유입하면서 과천시 표심 향방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양시만안구는 2000년 16대 총선부터 민주당 후보가 줄곧 승리했다. 안양시동안구갑은 1996년 15대 총선 이후 한 번을 제외하고 민주당에서 모두 당선됐다. 국민의힘에서 두 곳을 탈환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은 최돈익(안양시만안구) 임재훈(안양시동안구갑) 예비후보 공천을 각각 확정했다.
안양시동안구을에선 이재정 민주당 의원(재선)과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국민의힘) 재대결이 성사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 의원은 심 전 부의장을 상대로 약 12%p 차이로 승리했다. 심 전 부의장은 안양시동안구을에서 16대부터 20대까지 내리 5선을 한 인물이다.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산시는 양당 모두 영입 인재를 내세우면서 정치 신인 간 대결이 펼쳐진다. 민주당은 차지호 카이스트 교수를, 국민의힘은 EBSi 스타강사 김효은 씨(활동명 레이나)를 각각 전략공천했다. 그간 지역에서 활동했던 인물이 아닌 새로운 간판을 내세우며 판세를 읽기 쉽지 않다. 다만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17대부터 21대까지 내리 5선을 한 곳인 만큼 진보 강세로 평가된다.
시흥시갑에선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정필재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대항마로 나섰다. 정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장을 지냈다. 19·20대 총선 당시 보수 정당 후보가 승리했던 만큼 국민의힘이 탈환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군포시에선 이학영 민주당 의원이 4선 고지를 노린다. 국민의힘은 최진학 당협위원장 공천을 확정했다. 이곳은 1996년 15대 총선 이후 한 번을 제외하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국민의힘에서 탈환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김주영(김포시갑) 박상혁(김포시을) 민주당 의원이 각각 재선에 도전한다. 두 곳 모두 리턴매치가 치러진다. 김포시을에선 김 의원과 박진호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맞붙는다. 21대 총선에서 김 의원이 14.39%p 차로 박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김포시을에선 박 의원과 홍철호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1대 총선에서 득표율 차이는 0.9%p에 불과했다. 홍 후보는 2014년 재보궐 선거,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바 있다.
#아무리 '노무현 오른팔'이라지만…
야당 텃밭인 성남시수정구에선 김태년 민주당 의원(4선)과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국민의힘 후보가 리턴매치를 치른다. 2000년 이후 18대 총선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곳이다. 두 사람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쟁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이 44.57%를 얻어 당선됐고, 장 후보는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19.92%를 획득해 3위에 그쳤다. 최근 장 후보는 2022년 5월 26일 인천 계양구에서 이재명 대표 불법낙선 선거운동을 하다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항소심에서 7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여당 텃밭인 성남시분당구갑에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3선)과 이광재 민주당 예비후보가 빅매치를 치른다. 전국적인 관심도가 높은 지역구 중 하나다. 분당갑에선 14대 때부터 21대 총선까지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광재 후보가 승리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신당에선 2020년부터 사무실을 내고 표밭을 다져온 류호정 전 의원이 출마한다.
성남시분당구을에선 여야 핵심 인사들의 대결이 치러진다. 친명계 김병욱 민주당 의원(재선)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왔다. 분당을은 수도권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 바로미터로 읽힐 정도로 판세 예측이 쉽지 않은 곳이다. 한국리서치가 2월 17~19일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과 김 전 홍보수석은 가상 대결에서 각각 3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안성시에선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4선)과 윤종군 민주당 예비후보가 12년 만에 재격돌한다. 윤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김 의원과 붙어 13.82%p 차로 낙선한 바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이규민 민주당 후보가 김 의원을 꺾고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후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김 의원이 당선돼 국회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안성시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을 지닌 만큼 민주당에선 승리하기 쉽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광주시갑에선 소병훈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선 함경우 광주갑 당협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광주시을에선 임종성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인 상황이다. 임 의원은 뇌물수수 등 각종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이다. 민주당은 안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황명주 전 광주을 당협위원장이 나선다.
광주시 선거구는 인구 증가로 지난 20대 총선부터 갑과 을로 분구됐다. 분구되기 이전까지는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줄곧 승리해왔다. 그런데 소병훈 임종성 의원이 20·21대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소 의원이 18대 때부터 총선에 출마해 표밭을 다지고, 인접 신도시에서 젊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판세가 뒤집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수 텃밭인 여주시·양평군에선 김선교 국민의힘 후보와 최재관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다. 이곳은 진보 정당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두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맞붙은 바 있다. 당시 김선교 후보가 17.92%p 차로 당선됐으나, 선거캠프 회계책임자의 유죄 확정으로 직을 상실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변수로 거론된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