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정부담 줄이기 위한 내부 투자결정 시스템 개선 필요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사학연금공단이 지난달 26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에 500억 원을 투자해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학연금공단이 이용섭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2010년 웅진캐피탈의 사모펀드 상품인 ‘웅진금융파트너스 PEF’에 5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총 펀드규모(1350억 원) 중 37%를 차지한다.
웅진캐피탈은 이 펀드로 서울저축은행 지분 88.8%와 늘푸른저축은행 지분 100%를 매입해 웅진그룹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투자원금조차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저축은행의 경우 부실이 심각해 웅진그룹의 회생절차 과정에서도 투자원금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저축은행의 6월 말 기준 BIS 비율은 1.64로 금감원의 적기시정조치기준인 5%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자본잠식률이 96%에 달해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더군다나 전반적인 저축은행의 부실로 인해 회생과정에서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용섭 의원은 “사학연금공단이 웅진그룹의 무리한 금융계열사 확장 등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모하게 투자한 결과”라며 “웅진그룹은 두개의 저축은행에 2년 동안 인수자금을 포함해 2500억 원을 투여하는 등 무리한 계열사 확장이 법정관리 신청에까지 이르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해당 펀드가 투자대상을 사전에 정하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라고 하지만 웅진캐피탈이 공단에 제출한 ‘출자 제안서’에는 금융업으로의 진출계획이 설명돼 있어 저축은행 인수 등 금융계열사 확장에 투자될 자금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더구나 2010년은 부동산 PF 부실 등 저축은행의 부실이 우려되던 시점이어서 웅진그룹의 저축은행 인수에 투자한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결정이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 의원은 “사학연금의 부실화는 국가의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수익성과 안전성을 균형있게 고려하여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 투자결정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