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불만 많아서 교체”가 공식 해명…바뀐 MC로 시청률 회복 가능할까
김신영의 하차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월 4일부터 이를 반대한 시청자들은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전국 노래자랑 진행자를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KBS 측의 답변을 받아낼 수 있는 조건인 '1000건의 동의'를 고작 사흘 만에 달성할 만큼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대해 KBS는 공식 답변을 통해 "김신영 님은 '전국 노래자랑'의 전통을 계승하는 가운데 재치있고 열정적인 진행으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이는 화제성 증가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며 "하지만 프로그램의 화제성 증가와는 달리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고,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KBS에 따르면 김신영의 첫 진행이었던 2022년 10월 16일 경기도 하남시 편 방송부터 지난 3월 3일까지 전화나 이메일로 KBS 시청자 상담실에 접수된 시청자 의견 중 김신영에 대한 불만이 616건, 칭찬이 38건으로 집계됐다. 시청률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전 고(故) 송해가 '전국 노래자랑'을 진행했던 1년 간의 평균 시청률(2019년 3월 10일~2022년 2월 23일 방송분)은 수도권 기준 9.4%였으나 김신영이 진행을 맡은 1년 5개월 간의 평균 시청률은 4.9%에 그쳤다는 게 KBS 측의 주장이다. 세대별 시청률은 10대, 20~49세대는 김신영의 진행 이후 변화가 없었으나 주된 시청 층인 50대 이후의 세대에서 남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고도 덧붙였다.
KBS는 "그 어떤 MC도 고 송해 님의 빈자리를 당장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고 시청률 하락이 MC 한 명으로 인한 것임은 결코 아닐 것"이라면서도 "44년 전통의 프로그램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MC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신영 님이 그동안 보여준 노고를 잘 알기에 제작진도 안타까운 심정이나 김신영 님은 제작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상황을 모두 이해한다는 말과 함께 오랜 전통을 이어온 '전국 노래자랑'이 앞으로도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해명했다.
KBS의 이 같은 해명을 두고 대중들은 "김신영에게 너무 무례하다"는 또 다른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고 송해가 장장 34년 간 '전국 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익숙했던 만큼 MC 교체 이후 이전과 같은 시청 성적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코로나19 이후 트롯 경연 방송 등 중노년층을 겨냥한 경쟁 방송사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어 '시청률 나눠먹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지지부진한 성적을 오로지 김신영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하차 근거를 밝힌다는 이유 아래 김신영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을 수치화해 공개한 것 역시 다른 방송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무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청자는 '전국 노래자랑' 시청자 게시판에 "내가 본 방송 관련 입장문 중에 가장 무례하다. 뭐하러 김신영 씨 개인에 대한 시청자 칭찬이 몇 건이고 불만이 몇 건이었다는 내용을 쓰나? 입장문을 쓰기 위해 해당 건을 일일이 세고 있었나"라며 "교체를 하더라도 MC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그런 글을 쓰면 안 된다. (김신영이) 페이도 줄여 받고 최선을 다했는데 돌아오는 건 시청자 불만이 가득했다며 전시해버리는 입장문이라니"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 역시 "'전국 노래자랑'이 대단히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 장수하고 시청률이 잘 나온 것이고, 바뀐 MC가 부족해서 시청률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 '전국 노래자랑'이 고 송해 그 자체였던 만큼 당연히 시청자들이 새 MC에 적응하는 기간이 여유롭게 필요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바뀐 MC에 적응 못 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쌓이면 또 MC 탓하며 저격하며 바꿔댈 건가? 되도 않는 입장문이나 내는 프로그램은 그냥 이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게 낫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신영의 마지막 녹화는 오는 3월 9일 진행되는 인천 서구편이다. 김신영의 후임은 방송인 남희석으로 확정됐으며 남희석은 3월 12일 진도편에서 첫 녹화를 가진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