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전부터 캐스팅 잡음…황동혁 감독의 ‘뚝심’, 대중 마음 돌릴지가 관건
3월 12일 오달수의 소속사 씨제스스튜디오 측은 그가 '오징어 게임2'에 출연하는 것이 맞는다고 밝혔다. 다만 극에서 오달수가 맡은 배역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2021년 시즌 1을 공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기를 끌며 이듬해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주연 배우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공개될 예정인 '오징어 게임2'는 2022~2023년 2년 동안 내리막길을 달리던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들의 부진을 씻고 다시 한 번 'K-콘텐츠'의 기강을 잡을 작품으로 기대돼 왔다. 넷플릭스 본사 역시 해외 작품들에 비교해서도 압도적인 시청 성적 신기록을 낸 '오징어 게임'의 후속작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 게임2'에는 시즌1 출연진인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를 비롯해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양동근, 박성훈, 강애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원지안 등이 합류한다. 여기에 빅뱅의 최승현에 이어 오달수까지 출연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
최승현은 2017년 대마초 흡연으로 불구속 기소돼 같은 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집행유예 기간을 마친 2019년에는 자신의 SNS 활동을 비난하며 "연예계에 복귀할 생각 하지 마라"고 일침을 놓은 네티즌에게 "저도 할 생각 없다"라고 공언했고, 이 이후에는 자신이 몸 담고 있던 그룹 빅뱅에서 탈퇴한 상태라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가 "빅뱅은 4인조(GD, 태양, T.O.P, 대성) 그룹"이라며 공식적인 탈퇴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나 지난 2023년 6월까지도 최승현은 "이미 빅뱅을 탈퇴했다. 지난해(2022년)부터 제 인생의 새 챕터를 마주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처럼 가수를 포함해 연예활동 일체에 미련이 없는 것처럼 공언해왔지만 같은 해 7월 최승현의 '오징어 게임2'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적은 비중의 조연이라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의 공식 복귀작이 이같은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황동혁 감독은 물론, 주연 이정재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정재가 최승현과 절친한 사이라는 점에 비춰 그의 캐스팅에 이정재의 입김이 있지 않았겠느냔 분석도 나왔으나 이정재 측은 "작품의 캐스팅은 감독님과 제작사의 권한이며 이정재 배우가 '오징어 게임2' 캐스팅에 관여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최승현의 복귀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국내 대중들의 시선이 좋지 않은 가운데 오달수의 합류 소식까지 더해지며 '오징어 게임2'에는 기대보다 실망과 우려가 먼저 실리는 분위기다. 오달수는 2018년 연극영화계 전반에서 벌어진 '미투' 폭로에서 15년 전 극단에서 활동하던 시기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돼 대중들에게 충격을 줬다. 일부 사실에 대해 사과하는 입장문을 올렸던 그는 2018년 3월부터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다가 이듬해인 2019년 초 경찰로부터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됐다는 처분을 받고 다시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2020년 11월 영화 '이웃사촌'으로 복귀한 오달수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2022), '웅남이'(2023) 등으로 꾸준히 스크린으로 얼굴을 비췄으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탓에 이전만큼 활발하게 대중들 앞에 서는 일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그가 최승현과 마찬가지로 국내외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대작'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을 두고 이전보다 더 큰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특히 이런 '하이 리스크'를 감내할 만큼 이들의 존재나 연기력이 '오징어 게임2'에 필수불가결한 것인지가 가장 큰 논쟁거리다. 이처럼 대중들이 납득할 수 없는 캐스팅에는 결국 작품을 통해 이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희석하겠다는 의도가 있지 않겠느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캐스팅에 전적인 권한을 가진 황동혁 감독이 이들의 캐스팅 비화에 대해 입장을 밝힐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편 '오징어 게임2'는 총 6부작으로 오는 12월 25일 공개될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