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디’ 안창마을 주민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

김승희 부이사장과 박명순 사무총장 등 그린닥터스 임원과 회원 60여 명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의료봉사단은 이날 주로 고령의 마을 주민 100여 명에게 외래진료와 더불어 수액처방과 물리치료 등 200건 넘게 무료진료를 했다.
신경외과 임시진료실을 찾아온 할머니 A 씨는 “5년 전부터 계속 손 떨림 증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주변에서 다들 파킨슨병일지 모른다는 말에 두려워서 그동안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이명기 부원장이 “파킨슨은 절대 아니고, 본태성 떨림”이라고 진단하자 A 씨는 안도하면서 함박 미소를 지었다.
의료봉사에 참여한 김윤준 부원장은 “그동안 병원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만 신경을 써왔는데, 이번 행사에서 여러 사정으로 제때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돌볼 수 있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틈나는 대로 의료봉사 활동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75세의 C 할아버지 사연은 더욱 기막혔다. 영어와 일어, 중국어 등의 통역이 가능한 엘리트로 한때 여행 가이드 일을 해온 그는 5년 전 사별한 부인을 잊지 못해 지금까지 허름하고 낡은 집안에 빈소를 차려놓고 있어 봉사단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는 복지관에서 주는 도시락이나 음식도 먹지 않고 부인 빈소 앞에 먼저 올려놓는단다. 그러다가 곰팡이가 필 만큼 음식이 상해서야 비로소 본인이 먹는다고 했다.
C 할아버지는 그게 앞서간 부인에 대한 예의라고 여긴단다. 간암에다 백내장으로 인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종종 길을 잃는다는 C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정근 이사장이 이달 말 정근안과병원에서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한편 이번 안창마을 의료봉사에서는 무료진료 외에, 응급상황 시 의료낙후지역에서 주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심폐소생술과 하임리히법, 야생 멧돼지 대피요령도 가르쳤다. 특히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과 김재운 부산시의원이 심폐소생술과 음식물 등으로 기도가 막힌 응급환자에게 펼치는 하임리히법 실습에 직접 동참해 주민들의 관심을 높였다.

그린닥터스재단은 이날 무료진료와 더불어 비빔빕․돈가스와 햄버거 등 주민 식사대접, 생계가 어려운 가정에 라면, 김, 식용유 등 생활필수품과 파스 등 비상약품이 든 응급키트 100개를 전달했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그린닥터스는 그동안 지진 등 자연재해 지역과 개발도상국 등 해외 의료봉사 활동에 집중해왔으나, 앞으로는 섬이나 산속 오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도시 달동네 등 국내 의료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왕진 등 무료 의료봉사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