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 동의 안 해줘? 그럼 조망권 침해…‘복수의 집’ 지금은 관광명소로
이 집이 독특한 이유는 2층에 있다. 1층은 평범한데 2층이 이상할 정도로 좁게 지어졌기 때문이다. 폭이 1m에 불과한 까닭에 사람이 들어가 살기는커녕, 두 사람이 나란히 서있을 수도 없을 정도로 비좁다. 실제 이 집의 2층은 사실상 비어 있는 상태로 창문과 계단만 있을 뿐 실내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럼 대체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쓸모없는 집을 지은 걸까. 사실 이는 이웃 간에 발생한 다툼 때문이었다. 단지 이웃을 불편하게 하려는 복수심에 이런 기이한 형태의 집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이상한 집이 건설된 시기는 1950년대쯤으로 추정된다. 그 당시에는 집을 위로 높이 증축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가령 이웃집만 허락하다면 수직으로 위층을 추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까사 두 쿠리부’의 주인은 이웃 가운데 한 명의 동의를 얻지 못해 집을 올릴 수가 없었다. 이에 화가 났던 그는 인접한 건물 바로 옆에 2층을 올리는 데는 이웃집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올릴 때는 아무런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 복수를 결심했다. 오로지 이웃의 전망을 방해할 목적으로 가능한 가장 얇은 집을 짓기로 결심했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독특한 건물이 완성됐다. 비록 본인 역시 2층을 생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무리한 선택을 했던 셈이다.
하지만 쓸모 없었던 이 집은 오늘날 시칠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가운데 하나가 됐으며, 지금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주요 명소가 됐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