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식단 중년에 시작해도 늦지 않아…‘고양이 집사’ 심혈관 질환 사망률 38% 낮다는 연구도
그렇다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려면 어떤 습관을 들여야 할까. 사실 거창한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다. 가령 체중을 조절한답시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작하거나 마라톤을 뛸 필요는 없다. 이런 높은 목표들은 어지간해선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금세 포기하게 된다. 대신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변화만 주어도 심장을 보호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내 소중한 심장을 지키는 작고 유익한 습관들은 무엇이 있는지 영국 ‘메일온라인’의 보도를 통해 살펴본다.
#매일 12분 자전거 타기
자전거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마밀(MAMIL)’이 될 필요는 없다. ‘마밀’이란 ‘라이크라를 입은 중년 남성(Middle-Aged Man In Lycra)’을 뜻하는 약자로, 영미권에서 몸에 딱 달라붙는 라이크라 운동복을 입고 비싼 경주용 자전거를 타는 중년 남성을 조롱하는 신조어다.
심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자전거를 탈 경우, 굳이 이렇게 장비발을 세울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미다. 매일 조금씩 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실제 ‘서큘레이션’ 저널에 실린 성인 411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연구를 살펴보면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는 데 필요한 시간은 하루 12분이면 족하다. 이 정도만 타도 심장 건강에 이로운 수백 가지 화합물을 활성화하는 데 충분하다는 의미다.
실제 조사 결과 자전거 페달을 밟는 동안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대사 물질은 감소한 반면, 염증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대사 물질은 증가했다. 이렇게 매일 짧은 시간만 자전거를 타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인슐린 기능은 향상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염증과 스트레스 수준도 낮아지게 된다.
#식물성 식단 섭취하기
채소를 많이 먹으면 심혈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터. 그렇다면 혹시 중년이 되어서야 뒤늦게 식습관을 고친다면 어떨까. 혹시 너무 늦은 건 아닐까. 그렇지 않다. 심지어 과거 식습관이 매우 나빴다고 해도 늦게라도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바꾼다면 심혈관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2년간 18~30세 사이의 성인 4946명을 추적관찰한 ‘미국심장협회’의 2021년 연구 ‘식물성 중심 식단과 청년기에서 중년기까지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의 심장질환 발병률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52%나 낮았다. 또한 중년이 된 후에 식단을 개선한 경우에는 개선하지 않은 참가자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61% 낮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채소, 견과류, 씨앗류, 콩류, 통곡물에 함유되어 있는 천연 화합물인 식물성 스테롤 덕분이다. 식물성 스테롤은 콜레스테롤과 맞서 싸우는 강력한 무기다. 이 밖에도 브로콜리, 올리브 오일, 피스타치오, 참깨 등에서도 발견되는 식물 스테롤은 혈류로 운반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여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커피 마시기
커피 한잔의 마법 같은 효과, 즉 활력이 생기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기분까지 좋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즐기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커피를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롭진 않을까.
이런 의구심에 대해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의 영양 및 역학 교수인 프랭크 후는 “하루에 한 잔에서 다섯 잔까지 마셔도 괜찮다. 많이 마실수록 건강에 놀라운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2015년 연구에서 후 교수는 “‘적당한’ 양의 커피를 마시면 심장질환, 제2형 간암, 자궁내막암, 파킨슨병, 우울증 발병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는 25~75세인 20만 8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연구진은 디카페인 커피도 역시 동일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왜 커피가 그렇게 유익한지는 정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후 교수는 “커피는 분명히 매우 복잡한 음료”라고 말하면서 “커피에는 카페인 외에도 수백, 어쩌면 수천 가지 생물활성화합물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개별 화합물이나 화학물질의 영향을 모두 파악한다는 건 매우 어렵거나, 혹은 불가능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헌혈하기
헌혈은 다른 사람을 돕고, 심지어 생명을 구하는 가장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엄밀히 말하면 피를 나누어주는 당사자의 목숨도 살린다. 특히 심장병과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는 고혈압이 있는 사람인 경우 더욱 그렇다. 헌혈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년간 292명을 관찰한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헌혈을 한 사람의 경우 혈압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의사 겸 영양사인 사라 브루어 박사는 “1년 동안 최대 네 번 헌혈을 한 사람들의 경우, 각각의 헌혈 후에 평균 혈압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으로 헌혈을 한 결과, 일부 사람들은 의사의 지도하에 혈압약 복용량을 줄이거나 심지어 중단하기도 했다. 실험 참가자들 가운데 5%는 약물 치료를 완전히 중단했다”고 소개했다.
#하루에 2337보 걷기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에 1만 보 정도는 걸어줘야 한다는 것이 상식처럼 통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그보다 훨씬 적게 걸어도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령 폴란드 우쯔대학의 연구진들은 “하루에 2337보만 걸어도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유럽 예방심혈관학’ 저널에 발표한 2023년 연구에서 이렇게 밝힌 연구진들은 또한 “하루에 최소 3867보를 걸으면 모든 원인으로 발생하는 조기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일 1만 보를 채울 필요는 없지만 많이 걸을수록 건강상의 이점이 커지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가령 500~1000보를 더 걸을 때마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현저히 낮아지며, 하루에 무려 2만 보를 걷는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혈압약은 밤에 먹기
혈악얍을 복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아침에 일어나서 혈압약을 복용할 것이다. 그러나 스페인 비고대학의 연구진들은 아침보다는 밤에 복용할 것을 권장했다. 연구진들이 6년에 걸쳐 참가자들을 추적 조사한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잠들기 전에 혈압약을 복용한 사람들은 아침에 복용한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45% 낮았다.
이에 대해 옥스퍼드대학의 순환신경과학 교수인 러셀 포스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2시 사이에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약 50% 더 높기 때문인데 이는 생체시계에 따라 혈압이 상승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만일 뇌졸중의 위험이 있고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면 오전이 위험한 시간대인 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키우기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연구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과 심장 건강 사이의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5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4000명을 조사한 연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 가운데 3분의 1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었으며, 연구 결과 반려동물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31% 낮았다.
이유가 뭘까. 혹시 반려견을 주기적으로 산책시킴으로써 운동량이 증가해서일까. 이 역시 맞지만 사실 전부는 아니다. 왜냐하면 조사 결과 반려견보다는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의 심혈관 건강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요컨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38% 낮았던 반면,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18% 낮았다.
반려동물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은 동물과 맺는 관계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LDL’ 잡아라! 콜레스테롤 수치 완화에 도움 주는 음식들
#귀리
귀리는 베타글루칸이라고 불리는 수용성 섬유질 함량이 높다. 이로써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감소하고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견과류
견과류, 특히 호두와 아몬드에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는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는 높이는 단일불포화지방이 풍부하다. 또한 비타민E가 풍부해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세포의 산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향신료
고수 씨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며 강황, 생강과 같은 향신료 역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강황의 활성 성분인 커큐민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염증성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및 기타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올리브 오일에는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높이는 단일불포화 지방이 풍부하다. 이 밖에도 몸 안의 염증을 줄이는 올레오칸탈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식물성 스테롤이 풍부하다.
#녹색 잎채소
여러 녹색 잎채소 가운데 특히 케일은 심장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 칼륨, 마그네슘, 섬유질이 풍부한 데다 체내에서 혈관 확장과 혈류 개선에 도움을 주는 산화질소(NO)로 변환되는 질산염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지방 생선
연어, 송어, 청어, 고등어, 정어리 등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