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에미 가와사키시의원 “과도한 보정” 시끌…사실상 디자인 관련 제약 없어 ‘복면’도 가능
소동의 발단이 된 것은 일본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2ch 설립자 니시무라 히로유키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학력 위조 등 사실과 다른 정보를 유권자에게 제시하는 것은 선거법상 불법이다. 그런데 선거 포스터와 얼굴이 다른 것은 합법인가?”라며 두 장의 사진을 올리면서부터다.
사진 속 주인공은 미우라 에미 가와사키시의원(48)으로 알려졌다. 미우라 의원이 자신의 선거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확실히 포스터 사진 쪽이 눈매가 훨씬 커 보이고, 필터 보정 때문인지 10년은 더 어려 보인다.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정도로 다르면 사진 사기가 아니냐”며 ‘과연 어디까지 선거 포스터 보정이 가능한가’를 두고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미우라 의원 외에도 자민당의 가타야마 사쓰키 참의원(64), 일본유신회의 이노세 나오키 참의원(77) 등이 과도한 사진 보정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일본 매체 ‘주간여성프라임’에 의하면 “일본은 선거 포스터 규정이 매우 느슨한 편”이라고 한다. 한 정치 저널리스트는 “얼굴 사진 가공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사진 대신 일러스트를 선거 포스터에 사용하는 후보자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얼굴이 달라 보일 정도의 과도한 보정은 좋은 전략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자칫 유권자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선거 벽보 규정을 보면 길이 42cm, 폭 30cm로 여기서 1mm라도 벗어나면 위반이다. 반면, 디자인에 대한 규정은 상세한 내용이 없다. 요컨대 사진을 과도하게 보정하더라도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는 것. 오히려 “주름을 없애고 얼굴 라인을 수정하는 일은 보통이며, 개중에는 20년 전 젊은 시절의 사진을 선거 포스터로 쓴 후보자도 있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복면’을 써도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령 프로레슬러 출신 스컬 리퍼-에이지 오이타시의원(55)이다. 그는 선거 포스터에 복면을 쓴 얼굴 사진을 활용한 바 있다. 그러나 당선 뒤에는 시의회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2021년 오이타시의회는 “회의장에서 모자, 목도리, 지팡이 등을 착용·휴대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들어 시의회 홈페이지와 시의회 소식지에 에이지 의원의 사진을 한 번도 게재하지 않았다. 이에 에이지 의원은 “복면 착용을 지지해 준 유권자들의 민의를 시의회가 등한시한다”며 인격권 침해 소송을 걸었고, 결국 시의회는 에이지 의원이 복면을 쓰고 찍은 사진을 인정, 시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를 허용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