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남녀 20명 템플스테이 소개팅 참가…법복 입고 저녁 공양 후 사찰 산책도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6일 인천 강화군 소재 전등사에서 실시한 1박 2일 일정의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에는 남자 15대 1, 여자 19대 1(남성 147명·여성 190명 지원)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스무 명의 30대 미혼 남녀가 인연을 찾기 위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상대방의 나이나 직업, 성명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전등사에 도착해 각자 개성 넘치게 자신을 소개하고, 별명으로 이름을 대신했다.
한 남성 참가자는 “제 나이가 30대 중반인데, 이런 기회가 별로 없다 보니 또래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고, 이곳에서 좋은 인연이 된다면 벚꽃 구경을 같이 가고 싶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어색한 첫 만남을 뒤로하고 소원등 달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자기소개를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지는 저녁 공양 시간에는 삼삼오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공양 후 사찰 곳곳을 산책하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다정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야간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에서는 사회자의 열띤 진행에 따라 각각 10명의 남녀가 손을 맞잡고 눈빛을 교환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산사의 밤은 깊어갔지만 늦은 시간까지 참가자들의 대화는 이어지며 첫날 프로그램은 마무리됐다.
화려한 프로필이나, 의상 없이 모두가 같은 법복을 입고 평범하게 보낸 사찰에서 보낸 1박 2일의 시간이었지만, 특별한 느낌을 받은 참가자들이 꽤 있었던 모양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총 네 쌍의 남녀가 서로의 별명을 적어 제출해 매칭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스님은 “이번 참가자들은 대부분 서울, 경기권에서 오신 분들인데 이 프로그램이 저희만의 프로그램으로 남아 있지 않고 더 많이 확산하길 바란다”며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절과 함께 지방 곳곳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