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구쯔하오 보유 1위 원익 “울산 가장 껄끄러워”…신진서의 킥스 7위, 변상일의 정관장천녹 6위 그쳐
그 결과 정규리그 1위는 이희성 감독이 이끄는 원익이 차지했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2~4위는 울산고려아연, 한국물가정보, 수려한합천이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랭킹1위 신진서 9단이 버티고 있는 킥스(Kixx)는 마지막 경기 바둑메카의정부와 대결에서도 패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또 랭킹2위 변상일의 정관장천녹도 최종 6위에 머물러 포스트시즌에서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원익, 구쯔하오 합류로 완봉승
개막 이후 9연승을 달리며 ‘절대 1강’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원익은 종반 큰 위기를 맞았다. 에이스 박정환 9단이 중국갑조리그 출전 관계로 자리를 비우고, 용병 구쯔하오 9단의 투입이 어렵게 되자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위기를 맞은 것. 그 사이 울산고려아연이 턱밑까지 추격해왔고 급기야 마지막 한 게임 결과에 따라 1위가 바뀔 수 있는 막다른 상황까지 몰렸다.
하지만 박정환과 구쯔하오가 합세한 완전체 원익은 강했다. 원익은 한국물가정보와의 대결에서 주장 박정환 9단이 상대 중국용병 당이페이 9단을 완파한 것을 시작으로, 양 팀 2지명 맞대결에서 이지현 9단이 한승주 9단을 꺾으면서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리고 승부처였던 특급용병 구쯔하오 9단과 물가정보 주장 강동윤 9단과 대결에서 구쯔하오가 승리하면서 3-0으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고, 마지막 4국에서도 최고참 박영훈 9단이 3지명 대결에서 박민규 9단에게 승리하면서 4-0 완봉승을 확정했다.
한편 1위 원익의 뒤를 바짝 추격하던 울산고려아연은 정관장천녹에 4-0 대승을 거두고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원익에 2점차 뒤진 승점 26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원익에 승리할 경우 2위까지 바라볼 수 있었던 한국물가정보는 승점 22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수려한합천, 막차로 4강 진입
1~3위 팀의 순위경쟁도 치열했지만 사실 이번 통합라운드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수려한합천과 마한의심장영암의 4위 싸움이었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각각 6승 7패 동률을 기록했던 양 팀은 에이스결정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영암은 1국과 2국에서 안성준과 설현준이 승리를 거둬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믿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대만 용병 쉬하오훙이 한태희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 컸다. 이어진 에이스결정전에서도 안성준이 한우진에게 패하면서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권은 수려한합천의 차지가 됐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킥스는 12승 1패로 다승 1위에 오른 신진서의 분전에도 7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킥스로서는 에이스 신진서가 농심배와 중국갑조리그 출전 관계로 4경기를 결장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로써 포스트시즌에 나갈 팀이 확정되면서 원익, 울산고려아연, 한국물가정보, 수려한합천 등 4개 팀은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리그 1위 원익 이희성 감독은 “9연승을 거둘 때만 하더라도 쉽게 가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우승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정환 9단과 구쯔하오 9단이 복귀한 마지막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면서 처졌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전화위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쟁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4강에 오른 3팀이 모두 강하지만 역시 마지막까지 1위를 다툰 울산고려아연이 가장 껄끄러운 팀이다. 상대전적도 1승 1패 동률을 이루고 있고 특히 용병 랴오위안허 9단이 6전 전승을 거두고 있어 위협적이다. 한국물가정보가 올라와도 까다롭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다. 큰 경기에 강한 강동윤 9단이 버티고 있고, 당이페이 9단은 자타공인 초일류로 신진서, 변상일 9단 급이다. 다만 정규리그에서 2승을 거둔 것이 우리 선수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포스트시즌은 4월 30일 열리는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5월 8일 한국물가정보와 수려한합천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로 막이 오른다. 한국물가정보가 1차전에서 승리하면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수려한합천이 이길 경우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이어진다. 4위 수려한합천은 2승을 거둬야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이어 10일부터는 정규리그 2위 울산고려아연과 준플레이오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3번승부가 펼쳐지며, 정규리그 1위 원익과 플레이오프 승자가 격돌하는 챔피언결정전은 15일부터 속행된다.
2023-2024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이기는 팀에 1400만 원, 지는 팀에 700만 원의 대국료를 차등지급한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