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상대 사기 행각서 ‘바지 사장’ 역할... 이 씨 “이용당했다” 주장
▲ 천하장사 출신 이준희 씨. |
지난 5월 중순 사기 범죄에 연루돼 충격을 줬던 천하장사 출신 씨름선수 이준희 씨가 얼마 전 불구속 기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12일 이 씨를 건강기능식품에관한법률위반 및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씨는 지난 5월 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돼 5개월간 조사를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공범 6명도 같은 날 기소됐다. 주범인 이 아무개 씨는 이미 지난 5월 14일 구속돼 수감된 상태다.
이 씨 등은 충남 일대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점을 차린 뒤 노인들에게 자사 식품을 열 배 가까이 비싸게 판매하는 등의 수법으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9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노인들에게 시·군청이나 사회복지시설, 택시조합 등이라고 속여 전화를 걸어 노인들을 불러 모은 뒤 관광버스에 태워 축제장을 돌며 식사를 제공해준 다음 건강기능식품 판매장으로 데려가 효능을 과장해 제품을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현역 선수 시절 좋은 매너로 ‘모래판의 신사’로 불렸던 이 씨는 사기 조직의 속칭 ‘바지사장’으로 활동하며 시연 강사로 나서 식품의 효능을 과장 선전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천하장사를 지낸 내가 먹고 효과를 봤다”며 노인들을 회유했다는 것이다. 그 대가로 이 씨는 주범 이 아무개 씨로부터 월 400만 원 및 판매되는 박스 개수 당 5000원을 지급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씨는 “해당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며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