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명가’ JYP엔터의 두 번째 주자…정규 1집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 서정성 듬뿍
―2년 4개월 만의 첫 정규 앨범으로 컴백하게 됐습니다. 어떤 기분인가요.
건일: 설레면서도 기쁩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앨범인 데다 이번 곡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거든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주연: 이전의 강렬한 색과는 조금은 다를 수 있는, 그러면서도 과감하게 표현한 색을 담아냈어요. 이렇게 변화도 줬지만 저희의 기존 색깔을 잃지는 않았죠. ‘닭과 꿩을 다 잡았다’고 할까요(웃음), 최고의 앨범이라고 자부합니다.
정수: 거를 타선이 없는 앨범입니다. 특히 타이틀곡은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했어요. 애정이 많은 곡이니 다들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해요.
―‘트러블 슈팅’을 준비하며 가장 고민됐던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정수: 이번 앨범은 저희의 ‘플랫폼’이란 세계관에서 벗어나 현실을 살게 되는, 세계관의 마지막을 담게 된 앨범이에요. 저희의 진심을 담은 가사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죠. 타이틀곡을 작업할 때 ‘우리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면서 고민을 많이 하며 가사를 썼는데 그중 준한이가 쓴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 이란 키워드가 저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더라고요. 저희를 가장 잘 나타낸 가사 같아요.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이란 곡 제목이 독특한데요, 멤버들은 이 제목 같은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주연: 준한이가 낸 키워드인데 사실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다는 주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도 준한이거든요(웃음). 저희가 함께한 지 3년이 좀 넘었는데 그동안 매일 보고 같이 살았으니 서로가 언제 어리고 언제 부끄럽고 언제 바보 같은지 잘 알아요. 처음 회사에서 봤을 때 ‘저 친구 굉장히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구나’ 할 정도로 소심하고 샤이한 친구였는데 저희가 계속 두들기고 말 걸고 귀찮게 해서 준한이의 마음을 활짝 열게 만들었죠(웃음).
건일: 모두에게 이런 과거가 있고, 그 과거가 다 지났기 때문에 이제야 말할 수 있게 됐다는 느낌이에요. 저를 포함해 저희 멤버들 모두 멋있는 사람들이지만 다 부족한 면모를 하나씩 가지고 있거든요. 그걸 본인이 인정하고, 서로서로 인정하면서 ‘야 우리 그때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았다, 그런데 네가 있고 서로가 있어서 끈끈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기억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을 줄이면 ‘어부바’인데, 노린 건가요.
준한: 절대 노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회사에도 그 제목을 넘겨드리자마자 그대로 똑같은 코멘트가 오더라고요(웃음). 저도 제가 쓴 제목이지만 그 당시에 굉장히 놀랐어요. 처음 가사를 작업하면서 저희가 살아온 인생 경험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콘셉트를 담아내고 싶었거든요.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났지만 결국 오프라인에서 직접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야 진심이 통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이 그대로 담겨졌다고 생각해요.
―타이틀곡을 포함해 이번 앨범에 담은 서정적인 변화에는 ‘대중성을 노리고 싶었다’는 마음도 있었을까요.
주연: 그런 마음도 한편에 있었죠(웃음). 다만 저희가 곡 작업을 할 때 항상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하고 만들어 보겠어!’ 이렇게 노선을 정해 놓진 않거든요. 항상 열린 결말로 좋은 곡, 재미있는 시도, 실험적인 생각으로 임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저희 음악적 색이 굉장히 다양해지기도 하죠. 이 앨범 안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음악의 색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타이틀곡이 정말 하드하고 강렬한 곡이었으니 이번엔 오히려 서정적으로 다가가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어요. 서정적인 곡을 선택한다는 게 반대로 더 과감한 선택이 된 거죠(웃음).
―제작 과정도 궁금해지는데요.
주연: 사실 앨범 작업할 때 멜로디랑 가사 작업에서 제일 막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면 가온이가 제 목줄을 잡고 채찍을 휘두르며 ‘멜로디 빨리 써, 빨리 해야 돼’ 하면서 저를 아주 갈아 넣고 그랬죠(웃음).
가온: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되냐(웃음). 사실 주연이 같은 경우는 멜로디에 굉장히 재능이 많은 친구거든요. 우리끼린 ‘주연이 짜내기’라고 해요. 이 친구를 짜내다 보면 뭔가 나온다는 걸 저번 앨범에서 깨달았거든요. 막힐 때마다 주연이를 짜내요(웃음).
―콘서트를 거듭하며 쇼맨십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오드: 투어를 하며 경험을 쌓다 보니 저희를 보러 와 주실 분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깨닫게 되거든요. 저희가 그 순간을 즐기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시면 더 좋아해주시고 같이 행복해지실 것 같았어요. 뭔가 ‘이걸 해야지!’ 하기보단 정말 즐기려고 해요. 그런데 힘차게 머리를 흔들면 좀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최근 밴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죠. 그만큼 밴드들의 활약상도 두드러지고요. 이런 걸 체감하고 있나요.
건일: 저희까지 활약하고 있는 밴드로 묶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우선 지난 콘서트가 사흘 다 전석 매진된 것에서 체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불과 몇 달 전인 12월 콘서트 땐 그러지 못했었거든요. 그런 걸 보며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구나 라는 걸 느끼죠. 그리고 살짝 개인적으로 느끼는 건데 주연이가 요즘 SNS(소셜미디어)에서 핫한 것 같더라고요(웃음). 제 지인들이 ‘건일아, 이 친구 너네 보컬 아냐?’ 하면서 링크를 보내주는데 볼 때마다 굉장히 뿌듯해요.
주연: 굉장히 부끄럽지만 너무 감사합니다(웃음). 그 영상을 보고 콘서트에 오신 분들이 꽤 계신다고 들었어요. 저희에게 기대를 해주시는 것이니까 좀 더 부담감이나 ‘실망 시켜 드리면 안 된다’는 사명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많이 돋우고 있어요.
―이번 앨범 활동 방향과 목표를 귀띔해 주신다면?
오드: 앨범을 준비하면서 대중들께 보여드릴 여러 콘텐츠를 준비 중이에요. JYP엔터의 소통 앱(애플리케이션)이 생길 예정인데 그걸 통해서도, 또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도 소통하며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가온: 제가 지금 음악방송 MC를 맡고 있는데 저희 팀이 나와서, 제 손으로 저희 팀에게 1위 트로피를 전달해 줄 수 있다면 너무 영광일 것 같아요. 꼭 하고 싶습니다(웃음).
건일: 이번에 ‘엑스페리먼트(실험) 프로젝트’라는 계획을 통해서 공연하며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최근에 버전 6.0이 마무리됐고 5월에는 6.1로 찾아뵐 건데, 이렇게 매달 업그레이드 하며 9월까지 공연하면서 많은 분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열려고 해요. 기회가 된다면 국내 많은 페스티벌을 나가며 예비 팬 분들도 많이 만나고 싶네요(웃음).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