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희망재단 인장 위조해 ‘국제골프학교’ 설립 추진…결국 부친 고소
6월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웨어 삼성코엑스센터 갤럭시홀에서 박세리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한 박세리와 함께 자리한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는 회견에 앞서 "(부친의)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사안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사실관계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과대 해석되거나 억측성 기사들이 일부 게재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분명히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단 측에 따르면 박세리의 부친 박 씨는 국제 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김 변호사는 "고소가 진행되기 전 새만금 개발청으로부터 재단이 제출했다고 하는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개발사업의향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자 재단에 연락이 왔다"며 "이때 재단 명의의 문서 및 인장이 위조돼 문서가 제출된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하고 이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전 유성경찰서에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준철 씨와 무관하다. (박 씨가)어떠한 직책이나 업무를 수행한 바 없으며 앞으로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박세리의 유·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정관상 내외국인학교설립 및 운영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부친 박 씨가 주장했던 박세리 국제골프학교설립 추진 계획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만큼 재단이 관여한 바도, 관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 부친에 대한 고소 소식과 함께 알려진 박세리의 주택과 대지 강제경매 건과 관련, 김 변호사는 "가족들과 개인 간 문제이며 (이 사안과는) 전혀 상관 없다. 강제 경매 사건은 재판이 다 끝나면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박세리는 이 사건에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경매 집행은 일단 정지된 상태다.
박세리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녀 갈등과 전혀 무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재 문제가 있고, 오랜 상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아버지와 딸, 부녀 사이에 있어서 저는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했고 현재도 그렇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런데 해결하는 범위가 점점 커졌다.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며 "해외에서 오래 생활하고 2016년에 은퇴한 뒤 그때부터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때는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조용히 해보려 했지만 채무관계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채무나 문제가 올라오더라. 그게 시발점이 되면서 문제가 커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 사건 관련 부친과의 소통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소통을 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 없으며 이 사건 이후로는 전혀 관련해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며 "문제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일에서는 아버지와 제가 상관 없는 일이 됐다. 아버지기 때문에, 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 없다'로 보시는데 은퇴 후 제 회사를 운영하면서 엄격히 제 권한 안에서 모든 일이 이뤄졌고 제가 승낙하고 허용해야지만 제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제가 허락하지 않으면 비즈니스가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이어 "가족 관계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가진 채무를 제가 다 해결했는데, 더 이상은 제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 일이 커진 상황까지도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며 "이젠 더 이상 갔다가는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힘이 들 것 같더라. 마지막으로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것 같았다"고 고소에 이르게 된 배경을 덧붙였다.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게 된 부녀간 갈등을 두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세리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 화도 너무 났다. 가족이 나한테는 정말 컸다"며 "저는 아버지와 의견이 계속 달랐기 때문에 아버지의 의견에 동의한 적도 없었다. 결국 저는 제 갈 길을 간 것이고, 아버지는 아버지의 길을 선택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유감이지만 더 이상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건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친의 사문서 위조로 인해 재단이 받은 피해에 대해서는 "새만금이 진행하는 사업과 전혀 같이 한 적이 없고 재단과 전혀 무관한 일이었기에 이와 관련한 피해는 없다"며 "수익을 창출하는 재단이 아니라 후원금을 받아 대회를 열고 유망주들에게 후원을 하는, 기부금을 내놓아 하는 재단이다. 수익이 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단 자체 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이걸로 인해 꿈을 꾸는 유망주들에게 혹시라도 꿈이 꺾이는 우려가 있을 것 같아 다시 강조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절대로 꿈을 꺾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