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학교 교장공모제 관련 ‘민원 폭탄’ 사망원인 지목되며 논란 확산
1일 부산시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시교육청 소속 장학사 A 씨(48·여)가 6월 27일 경남 밀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교직 경력 24년 차인 장학사 A 씨가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민원 폭탄’이 지목되고 있다. A 씨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도입된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경력 15년 이상이면 공모를 진행해 교장을 선발하는 제도다. 오는 9월 1일자로 '공모 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부산의 한 학교가 지난 5월 내부형 교장 공모제 지정을 부산시교육청에 신청했다.
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5월 말쯤 이 학교 학부모와 교직원의 의견 수렴 등의 내용을 검토한 결과 내부형 교장 공모제 미지정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관련 민원이 쏟아졌다. 민원은 해당 학교의 교장 공모제 지정 관련 신청부터 미지정까지 이르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나왔다.
국민신문고엔 ‘교장 공모제 지정 요청’ 또는 ‘교장 공모제 미지정 재검토 요청’ 등의 내용이 담긴 민원이 40건이나 올라왔다. 특히 해당 학교의 교장 공모제 미지정 이후엔 민원 제기가 더욱 늘어났다.
학교 측은 부산시교육청에 교장 공모제 미지정 관련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속적으로 보냈다. 한 달간 장학사 A 씨의 사무실 내선전화 또는 지방교육행재정통합시스템(K-에듀파인)에 연락을 하거나 민원 공문을 보냈다. 해당 학교 교장은 교장 공모제 취소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수차례 부산시교육청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학사 A 씨는 민원을 처리하는 데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유족과 동료 교직원들에게 이번 민원에 대한 고충을 털어 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 국민 236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국민들의 93.2% ‘민원인의 폭언, 폭행 등으로부터 민원 공무원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응답하는 등 민원 담당 공무원의 보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결과에서는 위법행위 대응 방법에 대해 설문 대상자의 98.9%가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