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식당 등 공공장소서 뽀뽀·포옹 장면 CCTV에 찍혀…여교사와 제자 “불륜 저지른 사실 없다” 부인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였던 여성 A 씨(33)는 2020년 B 씨(33)와 혼인했으며 슬하에 2세 아들을 두고 있다. A 씨와 B 씨는 현재 이혼소송 중이며 양육권과 재산분할, 유책사유 등으로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B 씨는 A 씨가 ‘제자와 불륜을 저지른 유책 배우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2023년 초 A 씨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뒤부터 시작됐다. B 씨에 따르면 학교로 복직한 A 씨는 학생들과 학교 밖에서 잦은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2023년 6월 14일, 남편에게 직장 동료와 저녁 약속이 있다고 밝힌 A 씨는 연락이 두절됐다. B 씨가 직장 동료에게 연락해보니 ‘저녁 약속 자체가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
걱정이 된 B 씨는 친정집에 연락을 취하는 등 수소문했지만 아내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A 씨는 밤 10시쯤 귀가해 “그냥 일탈하고 싶었다. 남학생 2명과 밥을 먹었는데, 그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이혼 소송이 제기되자 A 씨 측 법률대리인은 “동료 선생님과 저녁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일정이 틀어졌고, 대신 평소 친분이 있던 제자들과 식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후 A 씨는 밤에 외출해 새벽에 들어오거나 외박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다 2024년 1월 B 씨는 A 씨의 호텔 예약 내역 12건을 발견했다. B 씨는 해당 호텔 측에 문의해 CCTV를 확인한 결과 같은 학교 제자 C 씨(18)와 함께 투숙한 사실은 물론, 로비에서 둘이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들은 A 씨 차량을 타고 다니면서 공공장소에서 뽀뽀를 하고 밥을 먹여주는 등 연인 사이에 할 법한 행동을 했다. B 씨가 자녀인 D 군(2)을 동반한 상태기도 했다. CCTV에는 호텔 프런트 앞에서 A 씨가 아들 D 군을 다리 사이에 낀 채 C 씨와 포옹하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또 호텔 내 같은 객실을 따로 들어갔다가 함께 나오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아내가 몰래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한 B 씨는 A 씨를 추궁했다. B 씨의 주장에 따르면 A 씨는 처음에 불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A 씨 측은 불륜을 저지른 적이 없으며, 불륜 사실을 인정한 바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둘의 갈등은 결국 집안싸움으로 번졌고, 이혼 소송에 이르렀다.
2023년 8월부터 2024년 1월까지 5개월여 동안 12건의 호텔 투숙 예약을 했던 A 씨는 CCTV가 공개되지 않은 내역에 대해서는 호텔에 예약만 하고 방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호텔 예약만 하고 방문하지 않은 날에는 자녀 D 군과 함께 친정집에서 잠을 잤다며, 해당 날짜에 친정집에 D 군과 같이 있는 사진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A 씨와 C 씨의 애정행각 장면이 찍힌 CCTV, A 씨가 호텔 주차장에서 C 씨, D 군과 함께 포착된 영상에 대해서는 “당시 C 씨는 대입 수시 전형을 대부분 불합격한 상태였고, A 씨는 제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밥을 먹으며 가볍게 한 번 (뽀뽀를) 해줬던 것”이며 “C 씨가 짐을 내리는 것을 도와줬을 뿐 함께 투숙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이혼 소송에 그치지 않고 D 군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A 씨와 C 씨를 고소했으며, A 씨를 상대로는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던 C 씨에 대한 아동학대(성범죄) 혐의로도 고발했다. 지난 4월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A 씨가 불륜행위, 음주운전, 성적조작 등을 했다며 징계 요청의 민원을 제기했다. 현재 A 씨는 학교를 그만둔 상태로 알려졌다.
양측은 여러 차례 이혼 합의를 시도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측은 서면을 통해 “피고(A 씨)는 결코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C 씨)와의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원고의 주장은 오해와 억측에서 기인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산분할과 위자료 부분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원만하게 해결할 의사가 있다”고도 밝혔다. ‘일요신문i’는 A 씨 측 법률대리인에 ‘불륜 행위에 대한 사실 관계’ ‘현재 C 씨와의 관계’ ‘양육권에 대한 입장’ 등을 질의했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B 씨는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나와 우리 가족이 바라는 것은 상대방의 인정과 사과였으나 그런 태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이 엄마라 합의로 원만히 끝내길 바랐다. 그래서 최대한 합의를 도출하려고 노력했는데, 아내가 본인이 인정했던 불륜 사실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렸다”며 “이후 계속 변호사를 통해 합의할 생각이 없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합의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해 매우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씨는 A 씨의 직장이었던 E 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A 씨에 대한 학교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A 씨 측은 B 씨의 학교 앞 1인 시위 중단을 요구하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E 고등학교 관계자는 B 씨에게 “어떤 심정인지는 알 것 같으나 학교에는 최대한 피해가 없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선생 개인의 사생활을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B 씨의 연락을 받은 C 씨의 부모는 C 씨가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전화하시는 게 상당히 불편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며 B 씨의 연락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신문i’는 C 씨의 부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아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C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월 9일 서울가정법원에서 A 씨와 B 씨의 변론준비기일이 진행됐다. A 씨 측은 B 씨 측에 D 군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B 씨는 현재 그의 부모 집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D 군을 양육하고 있다. B 씨 측은 “A 씨가 언제 다시 부정행위를 할지 모르며, C 씨와의 관계를 정리했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어 아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 씨에게 “D 군의 정서 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A 씨에게 D 군을 보여주는 것을 권고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주양육자 변경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A 씨의 호텔 투숙 영상을 확인한 재판부는 “A 씨와 C 씨가 함께 투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A 씨 측 법률대리인은 두 남녀가 함께 투숙했다 하더라도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고, B 씨 측 법률대리인은 ‘(선생과 제자가) 호텔에 함께 투숙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