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론 부각’ 친윤계 추가 폭로 여부 촉각…한 캠프 ‘맞불’은 공멸 우려 실현 가능성 낮아

한동훈 후보 측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내용이 알려진 것에 대해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고 본다. 친윤계가 고의로 흘려, 윤 대통령에 대한 배신자 프레임을 강화시켜 대세론을 꺾으려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실제 한 후보 측은 친윤계의 한 핵심 인사를 문자 유출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동훈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용산의) 명백한 전당대회 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문자를 받은 한 후보는 아무에게도 이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김 여사 쪽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김 여사 뜻과 무관하게 문자 내용이 공개될 수 있을까. 지시까진 받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암묵적 동의는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론, 김 여사 문자를 본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주변에 보여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윤계 인사들은 한 후보 측 스탠스에 ‘적반하장’이라는 입장이다. 한 후보가 김 여사에 대한 사과는커녕 용산의 전당대회 개입, 친윤 배후 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한 친윤 초선 의원은 “과거에도 김 여사와 한 후보는 문자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김 여사도 편하게 문자를 보낸 것 같다”면서 “한 후보 말대로 ‘사적 통로’라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 그렇게라도 답을 주면 되는 것 아니냐. 아예 답을 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도리를 저버린 처사”라고 꼬집었다.
친윤 진영에선 전당대회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문자 사태 여파를 놓고 셈법이 엇갈린다. 용산 개입 논란 등으로 인해 역풍이 불 것이란 관측보단 한동훈 대세론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높은 상황이다. 20%를 차지하는 민심엔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80%의 ‘당심’은 문자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게 친윤의 판단이다.
정치권에선 친윤계의 후속타가 나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 내부에선 ‘한동훈 파일’들이 오르내린 바 있다. 주요 내용은 ‘윤-한 갈등’ 과정에서 한 후보가 보였던 여러 행태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가 사석에서 윤 대통령을 어떤 식으로 불렀는지, 또 어떻게 평가했는지 등이 담겨 있었다. 이를 근거로 친윤계가 ‘한동훈 배신자론’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원희룡 후보가 한 후보의 비대위원장 시절 사천 의혹, 김경율 금감원장 추천설 등을 제기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풀이된다. 한 후보와 관련된 정보들이 친윤계, 그리고 전당대회 후보들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용산에 퍼져 있는 ‘한동훈 비토 기류’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 후보 측은 이런 부분들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내비치면서 대세론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7월 10일 발표한 여론조사(7∼8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로는 한 후보가 45%로 가장 높았다. 원희룡(11%) 나경원(8%) 윤상현(1%) 후보가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선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 후보 적합도는 61%였다. 원희룡(14%) 나경원(9%) 윤상현(1%) 후보 순이었다. 이번 결과는 김 여사 문자 논란이 처음 터진 7월 4일 이후 진행된 첫 조사로 아직까진 한동훈 대세론에 큰 영향이 없음을 나타낸다(휴대전화 가상번호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후보 캠프에선 강경한 분위기도 읽힌다. 대통령 최측근으로서 초대 법무부 장관, 집권당 비대위원장직을 맡았던 한 후보도 쥐고 있는 카드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았던 모든 문자를 공개하자는 것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이는 한 후보는 물론 여권 전체에도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높아 현실적으로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