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검찰청에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해”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들과 만나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대통령 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검찰청에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모두 제 책임”이라며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이튿날인 오전 1시 20분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관해 비공개 대면 조사했다.
이 총장은 김 여사 수사 사실을 보고 받지 못했고, 조사가 끝나가는 시점에 사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총장이 사실상 ‘패싱’ 당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소환 조사는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 보고할 수 없었고, 명품 가방 조사는 확정되지 않아 유동적인 상황이라 보고가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이 총장은 “오늘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게 돼 있다. 진상을 파악하고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조사 결과에 대해선 상세한 보고를 받고 나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거취에 대해서는 “지난 2022년 5월 23일 대검찰청 차장으로 검찰총장 직대로 일을 시작한 뒤 오늘이 만 2년 2개월 되는 날”이라며 “2년 2개월이나 총장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미련이 남아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다만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고 부족하다고 하면 그 때 제 거취에 대해서 판단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