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결론 ‘인정’ 불구 ‘오해’ 입장 표명…강경준 측 합의 거듭 불발, ‘인낙’으로 재판 종결
강경준은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현재 심경을 밝히며 소송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입장문에서 강경준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은 우선 소송관계인의 주장 가운데 일부 내용이 발췌된 것으로, 이 일과 관련된 모든 사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거나 해명해야 할 부분 등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오해와 비난 또한 제 부덕함으로 인해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도 감내하는 것이 제 몫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사실과 다른 부분’과 ‘해명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고 밝히며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밝힌 강경준은 이번 일을 ‘오해와 비난’이라 규정하며 이런 부분이 모두 자신의 부덕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소송 결과만 놓고 보면 상간남임을 인정한 것이지만 입장문을 통해서는 이를 ‘오해’라고 밝혔다.
연예인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강경준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장신영도 연예인이다. 아이들도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과 얼굴이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오해라면 깨끗하게 풀어서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강경준은 ‘오해’가 자신의 부덕에서 비롯했기 때문에 감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우 모호한 결론이다. 재판 결과만 놓고 보면 강경준은 A 씨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강경준이 A 씨와 이혼소송 중인 배우자와 불륜 관계였던 상간남임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입장문을 통해서는 ‘오해’라며 이를 사실상 부인했다. 더불어 법적인 절차로 다툴 만한 해명할 부분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대개 연예계에서 불거지는 구설은 결론이 불명확하게 끝난다. 특히 사생활 관련 이슈의 경우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밝히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연예인 관련 구설이 수사기관을 거쳐 재판에 가면 법원 판결을 통해 어느 정도 시시비비가 가려진다. 그런데 강경준의 경우 스스로 인낙으로 법정 다툼을 종결했음에도 입장문을 통해 ‘오해’라고 밝히면서 불명확하게 만들어 버렸다.
사실이 아닌 오해라면 이를 명확히 밝히는 게 A 씨 마음의 상처와 응원해준 이들의 불쾌감을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불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재판을 통해 드러난다면 배우자의 불륜 의혹으로 생긴 A 씨 마음의 상처가 일정 부분 치유될 수도 있다. 응원해준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입장문에서 강경준은 합의를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는 것도 드러냈다. 강경준은 “소송이 제기된 이후 줄곧 당사자 분과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가고자 노력했다”면서 “결국 양측 모두가 원만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였고, 부득이하게 법원을 통해서 이 일을 끝맺게 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경준은 법적 대응보다 합의를 원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A 씨가 지난해 12월 26일 강경준을 상대로 상간남 위자료 청구소송 소장을 법원에 접수했지만 별다른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는 시한인 30일이 임박해서야 변호사를 선임해 법원에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 강경준 측이 거듭 합의를 시도했지만 A 씨 측은 1월 26일 ‘서증’을 제출하는 등 합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결국 서울중앙지법 제209민사단독이 조정회부결정을 내리고 4월 17일로 조정사무수행일을 결정했다. 법원이 재판이 아닌 협의를 통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기일인데 이때도 A 씨는 불출석사유서를 내며 합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가정법원으로 이송됐고 첫 변론기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이날 강경준 측이 ‘인낙’으로 재판을 종결했다.
위자료 5000만 원. 한 가정이 깨질 수도 있는 아픔을 불러온 상간남 손해배상 청구소송임을 감안하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금액이다. 첫 변론기일에 강경준 측이 바로 ‘인낙’으로 소송을 종결해 별다른 법정 다툼 없이 위자료 5000만 원이 확정됐다. 한 법조 관계자는 “상간남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5000만 원의 위자료가 결정되는 사례도 있기는 하지만 통상적인 금액보다 많은 편”이라며 “재판부가 청구액을 모두 받아들이는 사례가 많지 않음을 감안하면 ‘인낙’으로 종결하지 않고 정식 재판을 진행했다면 패소했을지라도 위자료는 낮아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경준 측이 계속 합의를 요구했음을 감안하면 합의금을 5000만 원 이상 제시했을 가능성도 높다. 이는 A 씨의 소송 제기가 단지 금전적 목적이 아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고소장 접수 직후인 2024년 1월 A 씨 측 변호인은 5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한 까닭에 대해 “강경준 씨의 부정행위로 인해 받은 피해를 감안해 의뢰인(A 씨)이 직접 결정한 금액”이라고 밝히며 “원고는 강경준 측과 합의할 마음이 없다. 재판을 끝까지 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