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제외 현역 정치인 중 연락 온 의원 없어…사저 민간 기념관으로 재단장 후 무료 개방”
김 전 의원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저 매각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17년에 현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이신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께서 가족들을 모아 놓고 ‘어머니가 유언장을 작성하셨는데 보고 다들 확인 도장을 찍어 달라’고 했다. 그분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즉시 기념관으로 서울시가 만들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그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했다. 유언장도 법원 등록을 안 해서 법적으로 무효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언장이 법적으로 무효가 되는 바람에 친자인 제가 사저를 자동 상속 받았고, 상속세도 부과됐다. 상속세만 해도 17억 원 이상 나왔다. 5년 나눠서 내겠다고 하니 국세청에서 근저당을 걸었다. 그러면서 일이 좀 어렵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서울시와 접촉해 사저를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박 시장님 살아계실 때 접촉했는데 진행이 잘 안됐다. 4년 전 서울시 공무원들의 권유를 듣고 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다가 바로 거부됐다. 문화재 지정을 위해서는 50년이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맞추지 못했다. 옛날 집을 부수고 새로 지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시 측에서 그 집에 근저당 걸려 있지 않느냐. 규정상 우리는 근저당이 걸린 부동산은 손을 댈 수가 없다”고도 했다.
‘성급한 매각은 아니었느냐’는 지적에는 “상속세 외에도 부채가 많이 있다. 이 건물을 그냥 단순히 지키기만 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제가 그 돈을 못 내서 세무서로부터 1년 이상 독촉을 받아왔다. 그 돈을 계속 못 내면 저는 국세 체납자가 되고 그 집은 경매로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돈을 마련해서 그 집을 제 명의로 유지를 계속한다고 해도 지금 몇 년째 사람도 드나들지 않고 집은 점점 폐가가 돼가고 그냥 제 명의로 소유만 하고 있어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관리도 하고 이걸 뭔가 갈고닦아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는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실거주 중인 서울시 반포의 아파트와 관련해서는 “대출 빚이 꽤 있고 저희 아내 명의의 건물도 아주 조그만 거 하나 있는데 10년을 노력해도 아직도 안 팔리고 있다. 대출은 계속 갚고 있고 그것만 팔렸어도 일단 급한 불은 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또 “상속세가 몇억 원이라면 어떻게라도 해 봤을 것”이라며 “다른 채무도 있고 저는 국회의원을 그만뒀기 때문에 아무 수입도 없다.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억지로 세금 내고 그냥 버티기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것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매각 결정 전에 동교동계 원로들이나 김대중 재단 어르신들하고 상의해 보셨냐’는 질문에는 “그래, 알아서 잘 정리하거라, 그렇게 말씀하신 게 전부”라며 “저한테 연락해서 어떤 의견을 말씀해 주신 분은 한 분도 없다. 현역 정치인 중에 매각 보도 후 저한테 연락을 주신 분은 국회 행안위원장 신정훈 의원 한 분뿐이다. 다른 분들은 연락이 없다”고 토로했다.
“전 재산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는 “어머니 돌아가신 후로 동교동 일과 관련해서는 저한테 전화를 주신 적이 없다. 지난봄에 어떤 분이 박지원 의원님께 연락해서 ‘내가 동교동 집을 사고 싶은데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었다고 한다. 이미 이 일을 알고 계셨지만 저한테는 지금까지도 아무 말씀이 없다. 전 재산을 내놓으신다는데 어떻게 하신다는 말씀인지 저는 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말했다.
향후 건물 사용 계획에 대해서는 “건물을 매입하신 분께서 건물을 새 단장해서, 두 분 어른께서 계셨던 공간을 보존해 공공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한다. 사실상 민간 기념관이 되는 것이다. 단순히 저한테는 부동산 거래의 상대가 아니고 저한테는 독직하고 후원자인 셈”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공공 차원에서의 기념관이 만들어지시기를 바라셨던 게 부모님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안 된 부분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제가 무능해서 그랬다고 비난하셔도 저는 드릴 말씀이 없다. 그래도 차선의 결과는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이게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 최악의 결과는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여기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