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성희롱·괴롭힘 피해자 등판 “민희진이 가해자만 감싸, 거짓말 사과해야”
지난 8일 B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7월 31일 민희진 대표가 올린 해명문에서 B 여직원으로 언급된, 민 대표가 '정신병' 등 여러 쌍욕으로 칭한 그 B"라고 밝히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어도어 부대표)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 놓은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직원의 카톡을 한 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한 것에 더해 본인은 대표자로 중립을 지켰고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제가 아니며, 카톡도 짜깁기라는 등의 수많은 거짓말을 재차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어서 이 글을 남기게 됐다"고 뒤늦게 입장을 밝히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B 씨는 "제가 임원 A 씨를 신고한 직후부터 민희진 대표와 임원 A 씨가 제게 온갖 쌍욕을 하며 조사에 개입하고, 두 분이 아무리 뒤에서 한 말이라지만 인격모독적인 표현의 수위가 너무 세서 두 분께서 제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을 줄 알았다"며 "민희진 대표 측이 매사 누구도 진실의 왜곡과 짜깁기를 당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면서 진실을 짜깁기라고 말할 뿐더러 퇴사한 직원이 퇴사 이후에 보낸 사적 카톡 대화 내용까지 마음대로 자신을 위해 사용했다"고 짚었다.
B 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3월 6일 성희롱과 사내 괴롭힘의 직접 가해자인 임원 A 씨에 대해 충분한 근거 자료와 함께 신고했으나 하이브는 내부 조사 후 "징계를 할 정도의 성희롱이나 직장내 괴롭힘에 이르렀다고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그럼에도 A 씨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은 확실하니 민희진 대표에게 A 씨에 대해 "엄중한 경고 조치"를 할 것을 하이브 측이 권고했지만, 민 대표가 이마저도 거부했다는 것이다.
B 씨는 "최근에서야 알게 된 것은 민 대표가 제가 신고를 한 당일부터 조사가 끝나고나서까지 적극적으로 A 씨의 혐의없음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제게 온갖 선넘는 모욕을 일삼았다는 것"이라며 "대표로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기 보단 저의 신고를 무효화하기 위해 저를 '일도 X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짤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각을 짜서 몰아갔다는 것이 충성을 다한 직원으로서 서럽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앞서 언론보도로 공개된 민 대표의 이른바 '쌍욕 카톡'은 업무 중 이뤄진 자신에 대한 욕설이었다고도 주장했다. B 씨는 "민 대표는 자신의 해명문과 자료는 진실되며 왜곡과 불법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말이 무색하게 저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해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했다"며 "저는 지금 제가 겪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실 분의 거짓 해명에 이용되면서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용히 있던 제가 튀어나올 정도로 인간적으로 크게 실망한 지점은 민희진 대표님이 여태까지 비판하던 짜깁기와 왜곡, 동의없는 카톡 공개를 하시고 제 퇴사 이유와 맥락을 이용해 거짓말을 온 대중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표님 말마따나 한 때 같이 일한 사람에게 잘못한 사실이 있으면서도 되려 이를 이용하고, 미안하다는 사과 한 줄 없었다는 것은 너무한 일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실수를 했다면 빠르게 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B 씨는 "민희진 대표님과 A 임원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 지난 번처럼 핀트를 벗어나는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길 바란다"며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바로 잡아 달라. 제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 하신다면 진실은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 대표는 어도어 내 성희롱과 사내 괴롭힘을 은폐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 증거로써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가 교묘하게 왜곡 편집된 '짜깁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 못지 않게 갑자기 끌려나온 B나 A도 현재 상황이 대단히 황당하고 불편했을 것이며 특히 문제의 편집된 기사로 B 또한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며 "어떤 목적의, 무엇을 위한 기사였나. 불필요한 내용이 왜 공공에 알려져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돼야 하나"라고 불편한 심기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B 씨의 폭로에 대해서는 9일 오후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한편으로, 이 사건의 시발점이 된 카카오톡 메시지의 '유출' 및 '공개'의 책임 소재도 여전한 논란거리다. 하이브 내부 감사보고서가 외부로 흘러 나가면서 대중들에게 B 씨의 사건과 민 대표의 은폐 정황이 공개된 것인데, 민감한 개인정보와 내부 사정이 고스란히 담긴 문건 유출인 만큼 이는 하이브에게도 매우 중대한 문제가 된다. 그런데도 하이브 측은 문건의 유출 경로를 파악하거나 유출범을 색출하는 내부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유출 경로가 파악될 경우에는 '민희진 사태'와는 별개의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