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어 의료법 위반 혐의 적용 가능성도…경찰 “수술 참여자들 신속·엄정하게 조사할 것”
지난 6월 A 씨에 의해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태아 살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조작된 영상이라는 의혹도 나오면서 보건복지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영상 게시자를 찾기 위해 유튜브 본사인 구글에 압수수색 영장을 보냈으나 정보 제공을 거절당했다. 이에 유튜브 및 쇼츠 영상 등을 정밀 분석하고 관계기관 협조를 받아 A 씨와 수술을 한 병원을 특정했으며,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압수수색을 벌였다.
A 씨는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며 병원은 수도권에 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미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낙태 사실을 인정했다. 태아 생존 여부와 관련해선 경찰이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현재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압수물을 분석 중인데 유튜브 영상이 조작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술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선 신속하고 엄정하게 관련자 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처벌 규정이 없는 낙태죄 대신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태아가 산부의 배 밖에서 살아 있다가 의료진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면 사람을 죽였다고 보고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전문적인 의료 감정 등을 거쳐 태아가 몇주였는지, 낙태인지, 살인인지, 사산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입건자는 유튜버와 병원 원장 2명이나 수사를 진행하면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지인을 통해 수술할 병원을 찾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해당 지인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해당 병원 내부에는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있지 않아 의료법 위반 혐의도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의료법 개정으로 전신마취 등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병원은 수술실 내부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고 설치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며 "다만 CCTV가 있어도 환자나 보호자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촬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는 A 씨의 낙태 수술을 한 의사 회원을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에 회부해 엄중히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