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매입, 비자금 추징 판결 따라 한때 가압류…‘모친 김옥숙 씨가 낙향 대비해 인테리어’ 얘기도 돌아
8월 20일 기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은 2021년 10월 26일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근거로 전직 대통령 노태우 씨가 소유하고 있던 대구 동구 소재 팔공보성아파트 101동 1xx3호 명의자가 됐다. 2021년 10월 26일은 노 씨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1994년 10월 노태우 씨는 해당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노 씨는 “앞으로 한 달에 한두 차례씩 이 아파트에 머물면서 고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여 뒤 이 아파트는 격동의 현대사 유탄을 맞았다. 제6공화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노태우 비자금 사건’ 1심 재판 이후 가압류되는 처지에 놓였다. 노태우 씨 비자금 사건 1심 당시 추징금 2838억 9600만 원에 따른 가압류 처분이었다.
2심 재판부는 노 씨 혐의에 대한 추징금을 2628억 원으로 선고했다. 1997년 대법원은 노 씨에게 징역 17년 및 2628억 원 추징금을 납부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팔공보성아파트는 ‘노태우의 숨겨둔 재산’을 둘러싼 의혹 중심에 선 이력이 있다. 2013년 6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팔공보성아파트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그 가운데 노 씨 부인인 김옥숙 씨가 대구로 낙향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김 씨가 직접 이 아파트 인테리어를 확인하러 대구를 방문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그 뒤로 김 씨가 대구로 낙향한 일은 없었다. 노 씨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거주했다.
2013년 9월 11일 이 아파트는 추징보전명령취소로 인해 가압류 등기가 말소됐다. 2013년 8월 21일 노 씨가 미납 추징금 완납을 결정한 뒤 2013년 9월 4일 추징금을 완납했다. 추징금 완납 이후 해당 아파트는 온전한 노 씨 재산이 됐다.
노 씨 사망 이후 이 아파트는 노소영 관장에게 상속됐다. 아파트 시세는 4억 원대로 파악된다. 인터넷 부동산 거래 플랫폼 등에 따르면, 대구팔공보성아파트 전용면적 70평 매물은 현재 호가 4억 3000만 원가량이다. 2019년 12월 이후 줄곧 4억 원 이상 가격으로 거래돼 왔다.
2021년 11월 28일 노 관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산을 정리할 게 없어 좋다”면서 “연희동 집 하나 달랑 있는데 동생에게 양보했다”고 했다. 노 관장은 노 씨가 투병 중 덮고 있던 ‘곰돌이 담요’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다. 노 관장은 “내게 비록 담요 한 장밖에 안 주셨지만, 아빠 영원히 사랑하고 존경해요”라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노 관장이 전한 노 씨 담요와 관련한 포스팅은 국내 복수 언론매체가 보도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2024년 8월 20일 기준 해당 포스팅은 노 관장 계정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아파트 상속 등에 대해 노 관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들을 순 없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