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데뷔 이후 잦은 부침 격다 3년 차에 MVP급 스타로 성장
광주 진흥고 출신의 문동주는 고교 시절부터 시속 155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 유망주였고, 광주 동성고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며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모두 능한 야수 최대 유망주였다.
KIA는 고심 끝에 김도영을 선택했고, 문동주는 전국단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KIA가 문동주를 거르고 김도영을 지명한 상황은 야구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후 ‘문거김(문동주 거르고 김도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두 선수들 중 먼저 두각을 나타낸 건 문동주였다. 문동주는 2년 차인 2023년 23경기에 나서 118.2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등극했다.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에이스로 활약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도 받았다.
김도영은 프로 입문 후 성적이 나쁘진 않았지만 데뷔 시즌에 손가락과 발가락 부상을 당했고, 2023시즌에는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발가락 골절을 당했다. APBC 대표팀에서는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엄지손가락을 다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김도영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나왔지만 막상 올 시즌이 시작되자 ‘문김대전’은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김도영은 8월 22일 현재 116경기서 449타수 153안타 타율 0.341 32홈런 90타점 114득점 35도루 장타율 0.637 출루율 0.414 득점권타율 0.313을 기록하며 꿈의 40홈런-40도루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현 시점에선 삼성 시절의 이승엽과 함께 야수 최연소 정규시즌 MVP가 유력하다.
반면에 문동주는 올해 전반기 13경기 3승6패 평균자책 6.92로 크게 흔들렸고 전반기 두 차례나 2군행을 감당해야만 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문동주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후반기 6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이다.
202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의 선수 지명은 조계현 전 단장이 진두지휘했다. 당시 조 전 단장은 투수 중 최대어로 꼽히는 문동주를 밀었다. 그런데 스카우트 파트의 권윤민 팀장이 김도영을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권 팀장은 “문동주처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매년 나오지만 김도영처럼 잘 치는 선수는 매년 안 나온다”며 김도영 지명에 힘을 실었다고 한다. 결국 조 전 단장의 선택은 김도영이었다. 그런 김도영이 올 시즌 미친 활약을 펼치며 프로 3년째를 맞이해 KBO리그 최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만약 202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가 문동주를 선택했다면 지금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는 결과론이지만 그럼에도 그 결과론에 야구 팬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과연 올 시즌 전주고 정우주, 덕수고 정현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누가 키움의 지명을 받게 될지 점차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