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대학병원 “의사 없다”…26㎞ 달려간 서구 종합병원 “치료 못해”
온종합병원 등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사는 올해 79세 A 씨가 지난 24일 주말 밤 자신의 방 침대 밑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보호자가 발견하고 인근 119구급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A 씨를 이송하던 119구급대는 근처 대학병원 응급센터 등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했으나 실패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서구 B 병원에서 뇌혈관 중재술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26㎞나 달려 A 씨를 이송했다.
B 병원 응급실에서는 곧바로 뇌CT검사에서 A 씨가 오른쪽 뇌동맥경색 소견을 확인하고, 응급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온종합병원으로 전원을 안내했다. A 씨는 서구에서 부산진구 서면까지 다시 9㎞ 이동해야 했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응급실로부터 전화로 A 씨에 대한 증상을 전달받고, 이날 밤 11시 30분께 응급 혈전제거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A 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뇌혈관 혈전제거술은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제거해 뇌 혈류를 개선시키는 시술로, 뇌경색 환자에게 시행한다. 뇌혈관 혈전제거술은 크게 내부 접근법과 개두술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최 센터장이 시행한 시술은 사타구니의 동맥을 통해 가는 카테터를 삽입해 뇌혈관까지 도달시킨 후 특수 기구를 이용해 혈전을 뽑아내는 내부 접근법인 ‘혈관 내 처치’다. 뇌혈관 혈전제거술은 뇌경색의 골든타임인 4시간 30분 이내에 시행돼야 효과적이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은 “뇌혈관 혈전제거술은 뇌혈관을 직접 조작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난도가 꽤 높은 편이고, 시술 도중 출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안지오(ANGIO) 시설을 갖춘 병원이라면 그리 어려운 시술이 아니다”고 말했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는 바이플레인 안지오를 도입해 코일링과 스텐트 삽입 등 혈전제거술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최재영 센터장을 비롯해 뇌신경외과 의사 3명, 신경과 전문의 3명 등 모두 6명의 뇌경색치료 전문의들이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밤낮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부산 온종합병원은 암 수술뿐만 아니라, 바이플레인 안지오를 갖춘 뇌혈관센터과 심혈관센터를 구축해 골든타임을 다투는 심뇌혈관 질환 치료의 최종 완결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