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햇살론 유스’ 대출 등에 야당 공세 예상…음주운전 벌금형 70만 원 이력도
#100억 대 부자 ‘신고’에 검사들도 깜놀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의 재산을 놓고 검찰 내에서도 ‘이렇게 부자인 줄은 몰랐다’는 평이 나왔다. 심우정 후보자는 자신과 배우자, 자녀의 재산으로 총 108억 8095만 원을 신고했는데, 대부분은 배우자 몫이었다.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심 후보자는 본인 명의 재산으로 14억 2240만 원으로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아파트(177.15㎡) 절반 (10억 3050만 원)과 예금·증권 등이었다.
현재 의사로 재직 중인 심 후보자의 배우자는 총 92억 7928만 원을 신고했다. 심 후보자 배우자의 부친인 고(故) 김충경 동아연필 회장(대전 우송학원 이사장)은 2022년 12월 별세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전·부산 등지의 토지 및 건물 등을 대거 상속받아 재산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인사청문회에서 공세가 예상되는 지점은 자녀들의 자산이다.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심 후보자의 딸은 5582만 원, 대학생인 아들은 1억 2343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들 자산 대부분은 애플, 아마존, MS, 엔비디아 국외주식이다. 특히 1996년생인 딸은 대학원생 시절인 2022년 11월 신한은행 법조타운 지점에서 450만 원의 ‘쏠편한 햇살론 Youth(유스) 대출’을 받았다. 100억 원 대 부자인 심 후보자 자산을 고려할 때 ‘햇살론 유스’의 대출 적용 대상이 맞는지에 대해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심 후보자 측은 “(후보자의 자녀가) 독립생활을 하면서 필요했던 금원을 모바일로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대출은 절차상 기준 등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밝힌 상황이다. 다만 ‘자산’을 놓고는 심 후보자 발목을 잡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검찰 내 관측이다. 심 후보자를 잘 아는 관계자는 “자산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이 모두 가능하고 자산 대부분이 배우자가 장인으로부터 상속받으면서 늘어난 몫이라서 문제될 것이 없다”며 “심 후보자 개인 자산 중에는 아버지(심대평 전 충남지사. 17~18대 국회의원)로부터 받은 것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음주운전 ‘사면’ 받아
검사들이 심 후보자에 대해 몰랐던 사실 중 하나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이력이 있었던 것이다. 동기들 사이에서도 ‘몰랐다’는 이들이 많았는데, 심 후보자는 검사로 임관하기 전, 사법연수원생 신분이었던 지난 1995년 5월 서울 서초경찰서에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됐다. 같은 해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7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고, 그대로 확정됐다. 당시 벌금 수준으로 볼 때 심 후보자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심 후보자는 같은 해 12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일반 사면령’을 공포하면서 도로교통법 위반죄를 사면 받았고, 덕분에 2000년에 정상적으로 임관할 수 있었다. 이미 심 후보자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다. 30여 년 전에는 비교적 음주운전에 관대했던 문화가 있던 터라 큰 결격사유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대통령실 흐름에 정통한 법조인은 “이미 인사 전에 이런 내용은 다 검증을 하는 부분”이라며 “음주운전 기록이 나와 심 후보자를 오래 알던 이들도 깜짝 놀랐지만 오래전 실수이기 때문에 이런 이유를 결격 사유라고 야당이 공세를 해도 임명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인사는 ‘김건희 여사’ 인연으로(?)
작지만 또 다른 변수가 있다. 김건희 여사와의 인연이다. 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점된 배경으로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를 의심하고 있다. 김 씨는 윤 대통령 처가의 가족회사로 알려진 한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인데, 심 후보자와는 휘문고등학교 동창 사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심 후보자 지명 배경에 김 씨와의 친분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주요 보직은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와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는 시쳇말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법제사법위원회는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 씨를 심 후보자 인사청문회 참고인으로 채택하기로 28일 의결했다. 야당은 김 씨를 상대로 이번 임명에 개입했는지, 또 김 씨와 심우정 후보자의 인연이 김 여사 사건 처리 등에 부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원석 가고, 심우정 오면 뭐가 달라지나
청문회를 앞두고 별다른 의혹들이 제기되지 않으면서, 검찰 내에서는 이미 ‘관리형 심우정 검찰총장 체제’가 올 것을 상수로 보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이원석 검찰총장-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갈등을 놓고 “이런 일의 반복은 안 된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 많이 나온 탓에 심 후보자의 리더십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이원석 총장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 심 후보자에게 ‘많은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김건희 여사 사건이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진행 중인 재판들, 향후 발생할 정치적 사건들에 대해 ‘대통령실 요구’대로 처리하기를 바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원석 총장을 믿고 맡겼다가 실망한 만큼, 윤석열 대통령과 김주현 민정수석이 주요 사건들에 대해 그립을 갖고 가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원석 검찰총장은 임기 말 법무부나 대통령실과 거의 소통이 없었다고 보면 된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심우정 후보자를 낙점하기도 했지만 거꾸로 심 후보자가 이원석 총장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하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심 후보자와 동기인 검찰 출신 변호사는 “심 후보자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많이 이야기를 듣고 그 과정에서 불편해 하는 사람이 없도록 부드럽게 말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며 “윗사람도, 아랫사람도 모두 만족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인사 경험도 많기 때문에 이원석 총장과 달리 검찰과 법무부의 관계, 검찰과 대통령실의 관계, 평검사들과 간부급 검사 관계마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있더라도 이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