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9%, 24시간 운영중”…의대교수단체 “많은 곳 정상 진료 어려워”
보건복지부(복지부)는 2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인력 신고 자료를 토대로 전국 응급실 409곳(권역응급의료센터 44곳·지역응급의료센터 136곳·지역응급의료기관 229곳) 중 3곳을 제외한 406곳이 24시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24시간에서 운영 시간을 축소한 3개 병원은 세종충남대병원과 강원대병원, 건국대충주병원 등 지역응급의료센터다. 세종충남대병원과 강원대병원은 야간 응급실 운영을, 건국대충주병원은 야간과 휴일 응급실 운영을 각각 중단한 상태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전체 409곳 가운데 병상 수를 축소해 운영 중인 곳은 27곳(6.6%)이라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전체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지난달 30일 기준 5918개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이전인 2월 첫째 주 6069개에서 2.5% 줄었다. 이 기간 권역응급의료센터 병상은 1181개로 7.1% 감소, 지역응급의료센터 병상은 2630개로 2.8% 감소했다. 지역응급의료기관 병상은 2107개로 0.8% 늘었다.
응급실 근무 의사 인원 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따라 평시 대비 73.4%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의대교수 단체는 정부 발표와 달리 이미 많은 응급실이 정상적인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 붕괴 책임자를 처벌하고 의대 증원을 중단하는 것이 사태 진정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성명에서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발표와 다르게 이미 많은 응급실은 정상적인 진료를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9월 1일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은 14개, 흉부대동맥 수술이 안 되는 곳은 16개,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은 24개,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곳은 46개 대학병원”이라고 밝혔다.
전의비는 또 “건국대 충주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이 응급실을 일부 닫았거나 닫으려는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진료가 안 되는 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비상진료체계가 잘 돌아가는 상황이냐”고 따져 물었다.
전의비는 “정치권은 의료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며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한국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처분 효력정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부는 응급실의 위기를 원천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군의관 추가 배치 등 응급실 공백을 막기 위한 대책을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진료 제한이 뜨면 배후진료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서 진행이 안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움이 큰 것은 인정한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희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군의관과 공보의 등 대체 인력을 조속히 배치하겠다”며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총 15명의 군의관을 이달 4일 배치하고, 9일부터 8차로 파견될 약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응급의료 인력 유출을 방지하고 후속 진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가를 조속히 개선하겠다”며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250% 가산, 후속 진료인 수술·처치·마취 행위에 대한 200% 가산은 이번 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후속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지역별로 응급 또는 후속 진료가 가능한 의료인력을 공유하고, 순환당직제 대상 확대를 통해 지역의 응급의료 수요를 적시에 해결하겠다”며 “9월 11∼25일을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운영해 중증·응급환자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