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검사 판사까지 속였다
창원지검은 음주운전으로 구속되기 직전에 지인을 시켜 병원진단서와 관할시장 확인서 등을 위조하고, 변호사를 통해 이 서류를 법원에 제출한 이 아무개 씨를 최근 구속 기소했다. 이 씨는 음주, 무면허운전 전력만 12회.
이 씨는 2011년 8월 이후 음주운전 누범자로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그때마다 ‘정신분열’, ‘발목골절 악화’ 등의 허위 진단서를 변호사 통해 제출해 구속을 면했다. 이 씨는 재판부의 마음을 확실하게 움직이기 위해 ‘구제역 피해’를 입었다며 관할 시장의 확인서와 주민탄원서까지 만들어 제출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결국 올해 2월 이 씨는 구속됐지만 이때도 위조된 신장암진단서를 제출해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 씨의 속임수가 검찰에 걸렸다. 종전 재판에서 이 씨가 술을 마시고 몰았던 차량을 처분했다는 자동차양도증명서를 재판부에 내고서도 같은 차량으로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을 검사가 파악한 것. 양도증명서를 검찰이 확인한 결과, 위조서류로 밝혀져 이 씨의 범죄가 드러났다.
검찰은 이 씨의 변호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변호인도 감쪽같이 속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과 재판부도 서류의 진위 확인 없이 이 씨에게 끌려 다닌 셈. 검찰과 법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향후 음주운전 등의 재판에선 피의자가 제출하는 서류의 진위를 우선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진검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