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지연 속 녹슨 철근 사용에 성토재에 이물질 매립…도 “문제점 발견되면 행정조치 취할 것”
문제점이 드러난 곳은 고성군에 위치한 ‘한내~내곡 도로 확포장공사 현장’이다. 이곳은 경남도가 2017년 5월에 입찰한 공사현장으로 A 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이 공사는 당초 착공 이후 5년 이내로 끝나야 하지만, 7년이 지나도록 공사는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예산 부족으로 인해 공사가 더뎌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간 지속되는 공사현장의 특징은 공사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음에 따라 현장 피로도가 가중된다는 점이다. 이는 곧 관리부실로 이어지기 쉽다. 해당 현장은 먼저 폐기물 관리법 위반을 비롯해 과도하게 녹슨 철근을 사용하고 도로 성토재 속에 폐기물이 섞여 있는 것이 목격됐다.
특히 녹슨 철근은 경우에 따라서는 레미콘과 화학반응으로 접착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녹슨 정도를 떠나 부식상태라면 오히려 레미콘과 결합 후 부식으로 인해 콘크리트를 밀어내어 균열 및 터짐 현상이 발생하므로 반드시 이를 피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도로 성토재에 이물질이 매립되는 것도 문제다. 나뭇가지 등은 썩으면 공간을 만들어 침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폐기물이 섞여 들어가면 2차 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해당 현장은 또 폐아스콘 보관 시에는 방수포를 갈아 발암물질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2차 오염을 예방해야 하고, 배출자가 누구인지 표지판을 세워야 하며 방진막으로 덮어 놓아야 하는데도 이를 모두 간과했다.
이 공사장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기존 도로의 아스콘을 제대로 걷어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기존 도로의 아스콘을 걷어내지 않고 성토할 경우 성토재와 아스콘이 밀착되지 않아 슬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에 폐도를 군데군데 굴착해 슬림현상이 발생치 않도록 조치했는지 확인이 요구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한내~내곡 도로 확포장공사 현장’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관련해 “감리를 통해 현장을 확인한 후 문제점이 발견되면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경상남도는 지방건설 기술심의를 득한 대형건설공사의 부실 방지와 품질·안전 확보를 위해 도내에서 시행 중인 공사비 100억 원 이상 건설공사 158개소 중 36개소에 대해 분기별로 나눠 민간전문가와 합동으로 표본 점검을 실시 중이다.
경남도는 점검 계획을 발표할 당시 “민간전문가는 건설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지방건설기술 심의위원 중에서 도로, 상하수도, 수자원, 건축공사 등 분야별 전문가를 선정하고 전문성을 확보해 점검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남도가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 의견 이행 여부 등 시공 관리를 비롯해 품질·안전·환경관리 적정 여부 등을 점검한다고 했으나 현실은 이에 못 미친다”며 “보다 구체적이고 촘촘한 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