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보타가 받은 침술 “비과학적” 의구심…‘엑스재팬’ 토시·헨미 마리 과거 종교 빠져 수십억 뜯기기도
#성격까지 변하는 침술 가능할까
일본 매체 프라이데이는 “배우 구보타가 받은 시술은 침술사 시라카와가 고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에 의하면, 시라카와는 자신의 치료법이 신체적인 질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내 치료를 받는 대부분의 사람이 눈물을 흘린다”며 “이는 영혼이 정화됐다는 걸 보여준다. 해독의 눈물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침술원 블로그에는 치료 효과에 대한 설명도 올라와 있다. 수십 개의 바늘을 뭉침이나 통증이 있는 근육에 꽂으면 질병 증상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특히 머리 부분에 해당 침술을 받으면 ‘뇌질환이 개선된다’ ‘두통과 탈모에 효과적이다’ ‘심리적 통찰력을 얻는다’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삶에 관한 결정을 잘 내릴 수 있다’ ‘영적 기운 향상으로 불운을 행운으로 바꾼다’ 등등의 효능이 있다”고 게재했다. 일례로 “한 환자는 몸 상태가 좋아지고 성격이 바뀌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 주간지 기자는 “30분에 20만 엔이라는 고가의 치료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효능이 사실이라면 노벨상급 침술”이라고 꼬집었다. 요컨대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라는 지적이다. 다만 “치료 효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 침술이 일본 연예계에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가부키 배우 이치카와 에비조와 탁구선수 후쿠하라 아이 등이 해당 침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침술 사진을 공개한 구보타도 “영혼의 근간까지 파고드는 치료는 처음이었다”며 “만족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사이비 의술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일본 연예계에서는 세뇌를 당하거나 사이비에 빠져 논란을 일으킨 유명인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보타의 팬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왠지 수상해 보인다. 고가의 시술이기도 하니 너무 빠져들지 않길 바란다”고 걱정했다.
#사이비 연루됐던 연예인 재조명
일본 매체 ‘주간여성프라임’은 “연예계는 부침이 심한 세계이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기댈 곳을 찾는 연예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심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무속이나 사이비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라는 설명이다. 지나치면 가스라이팅이나 세뇌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본 인터넷상에서는 실제로 사이비에 연루됐던 연예인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설적인 록밴드 ‘엑스재팬’의 보컬이었던 토시의 사연이다. 2010년 일본 언론에 “토시가 사이비종교에 빠져 12년간 10억 엔(약 94억 원)이 넘는 재산을 잃었다”라는 내용이 보도돼 열도가 들썩였다. 당시 기사에 의하면 “토시는 네 살 연하인 카오리와 결혼했는데, 사실 카오리는 종교단체 ‘홈오브하트(HOH)’의 열렬한 신자로 포교를 위해 그에게 접근한 것”이라고 한다.
이후 토시는 HOH 교주인 마사야에 세뇌되면서 엑스재팬을 탈퇴하는 등 모든 관계를 끊고 종교 전도사로 활동했다. 이로 인해 엑스재팬은 해체하게 된다. 하지만 토시는 정신치료라는 구실로 집단구타를 당하는 등 종교단체의 학대에 시달렸다. 모든 수익금을 빼앗겼으며, 알고 보니 아내 카오리와 교주 마사야는 오랜 불륜관계였다.
다행히 2009년 토시는 사이비종교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엑스재팬 멤버들의 도움으로 치료와 요양을 받았고, 2010년에는 아내 카오리와 이혼 후 소송과 고소를 통해 종교를 해체하는 데 성공했다. 세뇌에서 벗어난 덕분에 현재는 ‘류겐토시’라는 이름의 솔로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2017년에는 여배우 시미즈 후미카가 신흥종교단체 ‘행복의 과학’에 출가를 발표, 갑자기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시미즈는 NHK 연속TV소설 ‘마레’에서 주인공의 친구 역으로 출연해 ‘라이징 스타’로 한창 주목을 받고 있던 터라 충격이 컸다.
출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미즈는 일본 연예계의 실태를 폭로하는 자서전을 발행해 논란을 빚었다. 반전은 은퇴를 번복했다는 점이다. ‘센겐 요시코’라는 법명으로 활동 재개를 알렸는데, 교단이 설립한 연예기획사를 통해 복귀했다. 이후 행복의 과학이 만든 영화 ‘심령카페 엑스트라의 비밀’ 등에 다수 출연하며 종교를 홍보 중이다.
#세뇌당해 재산 탕진 연예계 은퇴까지
이런 사건도 있었다. 일본의 유명 가수 헨미 마리는 무속인에게 세뇌를 당해 전 재산을 몽땅 잃었다. 헨미 마리는 자택 매각, 누드 사진집 발매, 그리고 탤런트인 딸 에미리의 출연료까지 손을 댄 것으로 전해진다. 사기당한 금액은 무려 5억 엔(약 47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970년대 최고의 아이돌 가수였던 사쿠라다 준코는 1992년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신자’임을 밝히며 “서울에서 열리는 합동결혼식에 참가할 것”임을 발표했다. “통일교는 언니의 추천으로 19세부터 입교했다”고 한다. 결혼 상대는 문선명 총재가 직접 지명해준 남성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돌이었기에 큰 소동이 일었다. 합동결혼식에는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몰렸는데, 당시 사쿠라다는 예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편에 대한 사랑을 벌써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며 수줍어했다. 결혼 후에는 종교 논란으로 CF 계약이 모두 끊겼고, 1993년 개봉한 영화 ‘이사’를 끝으로 사실상 연예계에서 은퇴했다.
2013년부터 베스트앨범을 내거나 간간이 여성지 인터뷰를 통해 근황 보고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 사건에 통일교가 연루된 것이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일본 내 좋지 않은 통일교의 이미지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에 “앞으로 사쿠라다의 활동은 전혀 불가능하게 됐다”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