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나는 나를 위해서 글 쓸 것”
문 씨는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고 가만히 있으면 그것이 기정사실로 돼버리니까 무엇보다 이젠 더 못 견딜 것 같아서 나는 나를 위해서 글을 쓰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 남편 서 모 씨의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자택 압수수색을 당했던 그는 “‘그들’이 다녀간 지 열흘도 더 지난듯하다. 정확하겐 잘 모르겠다. 그간 무기력이 시간을 지배해서일까. 매일 온갖 매체에서 찢어발기는 통에 더 시간에 무감해진 탓인지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어 “여하튼. 며칠 집에 들어가질 못했고, 집으로 돌아가서도 괜히 불안했다. 난 그제야 범죄자도 아닌데 집을 압수수색을 당한다는 것이 진정되기엔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설명할 길이 없는 꺼림칙함. 수치심이 물밀듯 밀려왔고 당황스러웠다. 수 시간 뒤져질 때만 해도 부끄러운 것 없으니 괜찮다 자위했는데 막상 종료 후 그들이 돌아가고 나니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열리고 닫히길 반복한 서랍들이 서걱거리며 소리를 내는 듯했고 눈으로 샅샅이 훑고 간, 그러나 증거물로 채택되지 않고 남겨진 것 그전까진 애정했던 내 것들을 마구 다 버리고만 싶었다”고 했다.
문 씨는 “‘그들’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 동시에 그들도 말이고 나도 말에 불과하다. 이것은 자명하다”며 “나는 내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기 위해 즈려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일 뿐이고 그들은 대통령은 물론 당 대표까지 ‘그들’ 출신으로 구성된 초유의 정국에서 뭐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고단한 말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요하게 지난 근 10여 년간 모든 사생활이 국민의 알권리로 둔갑해 까발려졌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이러한 일에 인격이 말살당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무감해지는 사람은 없다”고 분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