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시간 넘게 날아 아마존 간 보람있어”…‘극한직업’ 뒤 이을 코미디 기대감 ↑
2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아마존 활명수' 제작보고회에는 김창주 감독과 배우 류승룡, 진선규, 염혜란이 참석했다.
'아마존 활명수'는 왕년엔 촉망받던 양궁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만년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진봉(류승룡 분)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과 함께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된 '부활의 한 방'을 노리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활극이다.
코미디 소재로는 최초로 쓰이게 된 양궁에 대해 김창주 감독은 "1점차, 2점차가 주는 서스펜스가 대단하다. 몇 밀리미터 차이로 우승이 결정되는 서스펜스를 유지하다 한 번씩 꺾어서 웃음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긴장감이 넘치게 하다가 코미디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님이 '아마존의 눈물'이란 다큐멘터리를 보시다가 이 소재를 이용해서 (영화를 제작)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때 생각난 단어가 '활명수'다"라며 "활의 명수인 아마존 원주민들의 생계에 활이라는 도구는 너무나 중요하다. 거기에 우리나라의 양궁 이미지를 가져가면서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 양궁 국가대표이자 현재는 아마존 활명수 팀을 감독으로 이끌게 된 진봉 역의 류승룡은 이번 작품을 위해 한 번도 활을 잡아본 적 없는 브라질 출신 배우 3인방(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룸, J.B. 올리베이라)과 함께 양궁 맹연습에 돌입해야 했다. 전작인 '최종병기 활'에서의 경험은 국궁에 한정됐기에 '아마존 활명수'의 양궁은 또 다시 새로운 연습을 해야 했다고. 류승룡은 "저는 감독 역할이라 양궁 코치들에게 자문을 얻었고, 3인방들은 대회에 나가 제대로 쏴야 하기 때문에 연습을 정말로 많이 했다"며 준비하던 당시를 회상했다.
배경이 배경인 만큼 현지 원주민들과 함께 한 추억을 곱씹기도 했다. 류승룡은 "현지 원주민 분들이 보조 출연으로 많이 나와주셨는데 한국 스태프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보면서 '여기가 아마존이구나, 오길 잘했다' 싶었다"라며 "물론 갈 때는 40시간 정도 어마어마하게 걸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길 잘했다 싶더라"라고 말했다.
생소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해야 하는 통역사 빵식 역의 진선규는 "언어가 가장 중요했는데 한국 3세들이 쓸 만한 언어와 원주민 언어, 포르투갈어 3가지를 연습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특히 원주민 언어는 진짜 힘들더라. 하나의 음절이 다 달라서 그걸 외우느라 정말 고생했다"며 "저뿐 아니라 브라질 출신 배우 3인방도 그것 때문에 연습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외우고 나서 뒤돌아 보면 또 까먹고 그랬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 브라질 배우 3인방의 프로의식에 엄지를 치켜 들었다. 진선규는 "맨 처음 저희가 만났을 때 긴 비행을 하고 오자마자 바로 액션과 활, 대본 연습을 쉬는 시간 없이 시작했다. 이번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재회한 뒤에 알게된 건데 당시 이 친구들한테 한국 음식을 제안했었는데 촬영에 차질이 생길까봐 가렸다는 걸 알게 됐다"며 "다시 만났을 땐 너무 맛있게 한국 음식도 먹고 잘 즐겼다"고 행복해 했다.
'아마존 활명수'는 '극한직업'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만난 류승룡과 진선규, 이른바 '류진스'의 재회가 대중들의 눈길을 제대로 사로잡고 있다. 류승룡은 진선규와의 호흡에 대해 "이걸 진선규가 아니면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가상의 나라인 볼레도르의 언어를 너무 자연스럽게 구사하더라"라며 "빵식이가 나온 순간부터 극이 재미를 향해 달려간다. 현장에서도 서로 눈빛만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행복한 촬영이었다"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진선규도 "류승룡은 큰 힘이었다. '극한직업' 때도 기둥처럼 형사들을 보듬어주셨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해주셨다. 맞추는 느낌이 아니라 눈빛만 보면 (연기가) 되는 것들이 엄청 재밌었다"며 장단을 맞췄다.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극한직업' 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선 이들의 재회를 두고 엄청난 부러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도 전해줬다. 류승룡은 "단톡방에 불이 난다. '우리도 극한직업2 하자 하자' 하고 있다. 다들 하고 싶어서, 뜨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안달복달이다"라며 웃었다.
염혜란은 진봉의 아내이자 아마존 3인방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 수현 역을 연기했다. 진한 눈썹과 번개머리 스타일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수현에 대해 그는 "얼굴을 보는 순간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번개머리를 하고, 눈썹이 진했으면 좋겠다고 제가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주연 2명에 못지 않게 아마존 3인방과도 자주 마주해야 했던 염혜란은 이들에 대해 "극중에서 제가 아이들과 함께 그분들을 만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분들이 아이들을 너무 예뻐해주셨다"라며 "말이 없어도 통하는 것이 있지 않았나 싶다. 아이들이 배우는 영어로 같이 소통하면서 잘 놀아주시고 그랬다. 아이들도 많이 보고싶어할 것 같다"고 추억했다.
끝으로 김창주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않고 웃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안에 아마존 원주민 캐릭터와 대한민국 캐릭터의 충돌을 아주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풀었다. 모두 행복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10월 30일 개봉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