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0번…북한 오물풍선에 ‘공항 마비’ 어쩌나

항공기 이·착륙 못해 발 묶이고 하늘서 ‘빙글빙글’…승객 피해도 2만 명 추산

[일요신문]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로 인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등 두 공항의 활주로 이·착륙이 중단된 일이 올해만 6일, 총 20차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항과 항공사, 승객들의 큰 불편과 손해가 발생하고 있어 국방부와 항공당국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사진=임준선 기자

서울지방항공청이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실,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실 등에 제출한 자료를 종합하면 북한 오물풍선이 집중 살포된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인천‧김포국제공항은 총 5일에 걸쳐 이·착륙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인천국제공항은 6월 1일(54분간)과 2일(37분간), 24일(8분간), 26일(166분간), 김포국제공항은 7월 24일(58분간) 제한 조치가 있었다.

이 기간 운항에 차질을 빚은 항공기는 총 133대, 항공기 이용에 불편을 겪은 승객은 1만 8000여 명에 이른다. 

이후 이달(9월) 23일 다시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려 인천국제공항 이·착륙이 총 90분간 제한됐다.

활주로 운영이 중단된 날에는 여러 차례 제한이 이뤄진 경우가 많아 6일간 이뤄진 이‧착륙 제한 조치는 모두 20회(413분)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사진=박정훈 기자

항공당국은 오물 풍선이 일정 거리보다 가깝게 공항에 접근할 경우 안전을 위해 활주로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공항의 경우 오물 풍선으로 인해 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활주로 이‧착륙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기들이 이륙을 할 수 없어 항공사와 승객들이 불편‧손해를 입을 수 있다. 착륙하려던 항공기들은 상공을 돌며 머물러 있거나 다른 공항으로 회항하게 된다. 활주로 진입을 위해 하강 중이던 항공기는 다시 상승해 착륙을 재시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준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월 1~2일 북한 오물풍선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차질을 빚은 항공기는 총 64대다. 18대는 이륙 지연, 8대는 착륙 진입 중 재상승, 33대는 착륙 불허에 따른 상공 체류, 5대는 회항했다. 이로 인해 항공기 이용에 차질을 빚은 승객은 9031명이다. 

지난 6월 24일에는 항공기 3대가 이륙 대기하면서 645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26일에는 이륙 대기 17대, 복행 2대, 체공 15대, 회항 10대가 발생해 총 1375명의 승객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미국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LA 등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 3편이 청주국제공항으로 회항해 999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이강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