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안전인력 28% 증원, 경찰 2417명 동원했지만…안전사고·민폐는 여전
#인명 사고 없었지만…곳곳 위험했다
지난 9월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세계 불꽃축제에는 주최측 추산 약 107만 명이 모였다. 애초부터 1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일 줄 예측된 행사였던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주최사인 한화 등은 철저한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서울시의 경우 소방재난본부와 영등포·용산구 등과 협력해 행사장에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했고 안전 인력도 1년 전보다 28% 증원했다. 경찰은 총 2417명을 동원해 인파 관리를 지원했다. 마포대교 등의 1개 차로에 인파 이동을 돕는 펜스도 설치했다.
그러나 사고 자체를 막기는 힘들었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이날 행사로 벌어진 구급활동은 총 63건으로 집계됐다. 두통을 호소하거나 뇌졸중 등이 의심돼 병원으로 옮겨진 인원이 5명, 기타 찰과상과 어지러움 등으로 처치된 수는 57명이었다.
화재도 1건 있었다. 불꽃을 쏘는 인화대가 설치된 바지선에 불이 붙어 하마터면 큰 화재가 발생할 뻔했다. 다행히 주변으로 번지지 않고 즉시 진화돼 피해는 없었다. 이날 동원된 소방력은 장비만 50대, 인원도 335명 수준이었다.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보트와 뗏목을 타고 한강에 나갔다가 뒤집힐 위험으로 구조된 이들도 있었다. 이는 경기 김포소방서가 오후 7시 5분쯤 행주대교와 마곡철교 사이 한강에서 기울어진 채 이동하는 뗏목 등을 발견하고 구조에 나서며 사고를 막았다.
불꽃축제 안전사고는 매년 따랐다. 연도별 구급활동 건수는 2014년 162건, 2015년 128건, 2016년 54건, 2017년 86건, 2018년 43건씩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3년 부산에서 열린 행사 때도 50건이 발생해 2016년 이후 크게 줄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쓰레기더미, 갓길에 돗자리…민폐 여전
안전사고와 함께 늘 문제로 지적돼 온 쓰레기 투기도 개선되지 않았다. 행사 관람객들의 SNS(소셜네트워크) 등에서는 뒤떨어진 시민 의식을 꼬집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해 쓰레기통에 버리더라도 분리수거는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한 시민은 페이스북에 버려진 쓰레기 사진을 공유하며 "이 정도 수준이면 불꽃축제 행사를 멈춰야 한다"면서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도 "치우는 사람이 무슨 죄냐"며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불꽃축제가 눈에 들어오는 마포대교와 한강대교 등에서는 도로 한복판에 차를 정차한 채 행사를 구경한 이들도 있었다. 이 역시 반복돼 온 문제라 경찰도 예의주시했으나, 교묘하게 단속망을 피한 운전자들이 많았다고 전해졌다.
이 밖에 자전거 길이나 도로 갓길 및 안전지대 등에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는 관람객들이 있었고, 명당을 사수하겠다며 행사장 주변 아파트나 상가에 난입했다가 쫓겨난 사례마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안전한 불꽃축제 관람을 위해 한강 교량이나 자동차 전용도로상 불법 주·정차 차량 견인 등 단속을 시행, 시민들에 교통소통을 저해하는 행위는 여러 차례 자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