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한연노의 격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출연거부투쟁이 이번에는 <개콘> 회당출연료 공개로 이어지며 또 한 번 격한 논쟁을 벌였다.
한국연기자노동조합회(이하 한연노)는 지난 12일 KBS를 상대로 13억 원 가량의 미지급분 출연료 해결을 요구하며 이날 정오부터 촬영거부투쟁에 들어갔다. 출연거부투쟁은 한연노 소속 연예인들이 투쟁 차원에서 촬영을 거부하는 것으로 모든 촬영을 원천적으로 중단하는 파업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렇지만 KBS는 이미 모든 출연료를 외주제작사에 지급한 상태로 미지급 출연료 지급은 KBS가 아닌 해당 외주제작사와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연노는 점차 투쟁 강도를 높여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인근의 한 중식당에서 촬영거부투쟁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순재를 비롯해 송재호 김영철 등이 참석했다.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중견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KBS를 압박하는 기자회견이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21일에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이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지난 한연노의 KBS 상대 촬영거부투쟁 지지를 선언했다. 연매협은 스타급 연예인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효과적인 KBS 압박용 카드로 보인다.
또한 22일에는 <개그콘서트(개콘)> 출연 개그맨들이 단체협약상 최저 출연료 기준에도 못 미치는 액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편집되면 출연료를 전혀 주지 않다가 최근에야 60%를 지급한다고 밝히며 KBS를 압박했다.
이에 KBS는 “신인 개그맨의 <개콘> 출연료가 드라마 최저등급 출연료보다 낮지 않다”며 한연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관건은 한연노가 출연거부투쟁을 파업으로 확대할 지 여부다. 이미 2008년 한연노의 전신인 한예조(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가 MBC를 상대로 전면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이번 한연노의 KBS 상대 투쟁이 파업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방송 파행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연매협이 공개 지지를 한 상황이라 한연노 조합원이 아닌 주연급 스타 연예인들도 파업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 연예기획사 대부분이 연매협 소속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순재 송재호 김영철 등 중견 배우들이 파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후배 배우들의 파업 동참률 역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파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한연조 조합원을 상대로 한 파업 찬반 투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쉽게 결정되고 실행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것.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한연노와 KBS가 조속한 시일 내에 합의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개콘> 회당출연료 공개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까지 한연노와 KBS는 팽팽한 평행선 위에 서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