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재판 과정 어떤 주장할지 K팝 팬덤 이목 집중…SM엔터 ‘전속계약해지’ 여부도 눈길

당시 팬들은 성범죄로 피소된 그를 팬미팅에 세운다는 것은 팬덤에 대한 기만이라고 공분했으나 SM엔터 측에 따르면 그들 역시 팬미팅이 끝난 8월 중순에서야 피소 사실을 인지했다. 소속사의 주장대로라면 태일은 자신의 범죄를 경찰조사가 이뤄지기 전 소속사와 관계자들에게 철저히 숨겼다는 이야기가 된다.
당초 SM엔터 측은 태일의 범죄 혐의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 방배경찰서 역시 성범죄 사건 피해자 보호 방침에 따라 그의 혐의를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태일의 ‘죄명’이 밝혀진 것은 피소 후 약 4개월이 흐른 지난 7일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태일은 ‘특수준강간’ 혐의로 9월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비연예인 지인 두 명과 함께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부장검사 김지혜)에 배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FT아일랜드의 전 리더 최종훈과 가수 정준영도 태일과 마찬가지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으로 강간한 혐의가 인정돼 각각 징역 2년 6월과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라며 범죄 성립을 부인했으나 1심은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정준영에게 징역 6년, 최종훈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후 2심에서 합의가 이뤄진 점이 고려돼 최종훈의 형량은 2년 6월로 절반 가까이 감형되기도 했다.
준강간의 경우 범행 당시 상대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여부와 더불어 가해자가 이 사실을 ‘인식하고 이용’해 범행에 이른 고의가 있었는지가 유무죄를 가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정준영과 최종훈이 재판 내내 자신들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도 범행 당시 상대방이 의식이 있었다는 상태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태일도 앞으로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식 상태와 합의 여부를 앞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까지 태일의 ‘전속계약해지’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태일의 사건이 SM엔터와 전속계약이 유지되던 시기에 이뤄진 데다 만일 현재도 변동 없이 그대로라면 변호인 등 대처 인력을 SM엔터 측이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K-팝 팬덤, 특히 해외 팬들이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여성’에 대한 성범죄에 연루된 멤버를 ‘여성 팬들의 돈’으로 지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앞서 피해 여성이 외국 국적의 여성이라는 한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해외 팬들의 분노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이 분노가 ‘보이콧’으로 이어지기 전에 SM엔터는 빠른 결단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태일의 흔적은 모두 사라졌지만 SM엔터 측은 여전히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8월 28일 첫 공식입장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를 모두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을 다시 알리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검찰은 아직 태일을 소환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일정 조율을 통해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