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선 잘근잘근, 소음·배설물 골치…인간 탐욕에 쫓겨난 ‘난민’ 주장도
이 정도면 ‘침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마을을 침공하는 앵무새의 개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재산 피해도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는 전기선과 인터넷선을 물어뜯는 것을 좋아하는 앵무새들의 습성 때문이다. 또한 인도와 도로에 쉼없이 떨어지는 앵무새 배설물도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앵무새들이 밤낮으로 내는 소음도 골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역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소음 폭탄을 설치하거나 레이저 불빛을 사용해 앵무새들을 쫓아내려고 시도했지만 처음에만 반짝 효과가 있었을뿐 곧 익숙해진 앵무새들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이 앵무새 종은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조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앵무새는 여름철이 되면 번식기를 맞아 잠시 남쪽으로 이동하지만, 그 후 더 많은 수가 돌아와 대대적인 침공을 하기 시작한다. 주민들은 침공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전문가들은 이 앵무새들이 실제로는 인간의 탐욕에 의해 자연 서식지에서 쫓겨난 ‘난민’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 이 작은 마을에는 주민 한 명당 약 열다섯 마리의 앵무새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처 ‘라나시옹’.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