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윤여일 교수 “문제 제기 맞다” 시인 뒤 사과…돌베게, 남은 재고 출고 중단
지난 11일 오창은 문학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여일의 글쓰기와 표절의 문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오창은 문학평론가는 세미나 과정에서 읽었던 윤여일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의 책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이 “심각하게 학문 윤리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책은 돌베게가 2023년 7월 24일 출간했다.
오창은 문학평론가는 해당 책의 19쪽에 실린 내용이 한국학논집 59집(계명대학교 한국학연구소, 2015)에 실린 김영찬의 ‘‘90년대’는 없다하나의 시론, ‘1990년대’를 읽는 코드’라는 논문의 일부 내용을 인용이나 각주, 참고문헌 없이 옮겨 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해당 책 11장의 소제목 ‘청소년을 보호하라’가 상허학보 54집(상허학회, 2018)에 실린 류진희의 ‘“청소년을 보호하라?”, 1990년대 청소년 보호법을 둘러싼 문화지형과 그 효과들’이라는 논문 제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의혹이 번지자 돌베게는 지난 18일 자사 누리집에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 책의 표절 문제에 대한 출판사와 저자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돌베게는 “자사의 책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잘 살피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면서 “출처의 원저자분들과 독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돌베게는 관련 사안의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출판의 정도를 걸어갈 것을 필자분들과 독자 앞에서 다짐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자 윤여일 교수 역시 표절 문제가 제기된 부분을 언급하면서 “문장과 발상만이 아니라 표현도 크게 닮아 있다. 그런데도 참고문헌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 오창은 선생님의 문제 제기가 맞다”고 인정했다. 이와 더불어 윤 교수는 본인의 책 내용 중 다른 부분에서 추가로 출처 표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을 언급하면서 잘못을 시인했다.
윤 교수는 “김영찬, 류진희, 박해천, 박해남 선생님께 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책을 신뢰하고 읽어주신 독자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본인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출판사인 돌베게 측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돌베게는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의 남은 재고를 출고 중지시켜 더 이상 유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상태다. 또한 책 내용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의 출처 표기를 명확히 해 흠결 없는 책으로 다시 내놓을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오창은 문학평론가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여일 저자에게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한다”면서 “신속하고 용기있는 사과로, 잘못된 행위에 대한 자기성찰의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 돌베개 출판사도 쉽지 않은 의사결정과 조치였을텐데, 명쾌하게 사안에 대해 대처해줬다.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