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파주시장 임진각서 긴급 이동시장실 열고 주민 피해 청취
이에 파주시(시장 김경일)는 지난 18일 임진각에서 민통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이동시장실을 열어, 남북 접경지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심각해지고 있는 주민 피해 상황을 청취하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21일 밝혔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북한의 대남확성기 방송 피해를 겪고 있는 대성동 마을 방문이 출입 허가 문제로 무산되자, 임진각내 민방위대피소에서 긴급 간담회 형식의 이동시장실을 열었다.
이동시장실에는 비무장지대 최전선의 조산리 대성동 마을, 백연리 통일촌, 동파리 해마루촌 등 민통선 마을 주민 30여 명이 참석해 최근 심각해진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부터 이어진 대남확성기방송은 주민들이 이제껏 들어본 대남방송 중 소음강도가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여우, 들개, 까마귀 등 동물의 울음소리부터 쇠뭉치를 긁는 소리나 기계 돌아가는 소리 등 소름끼치는 소리가 밤낮없이 들려와 주민들 대부분이 불면증과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70대 주민 한분은 "북한의 소음공격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소음에 옆 사람과 대화도 나눌 수 없고 밤잠도 이룰 수 없다. 수면제, 진정제를 먹어봐도 소용이 없고, 귀마개를 했더니 귀가 짓물러 염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라도 이곳에 와서 하룻밤만 지내보라"며, "너무 고통스럽고 아프다. 제발 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대성동 마을로 시집와 5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오면서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지만, 올해만큼 힘들었던 적이 없다"며, "문제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고통이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지적하며,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판했다. 통일촌 이완배 이장은 "탈북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서라는데, 민통선 민통선 주민들에게는 인권이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북한에서는 대북전단이 날아오면 원점 타격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데, 전쟁이라도 나기를 바라나"라고 불판을 표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금 파주시민들의 불안과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생명과 안전이 모두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위험구역 설정에 따라 확보하게 된 지자체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대북전단 살포행위 적발과 단속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파주 접경지역 주민 피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경일 시장은 14일 국회 행안위에서 대남확성기 소음 피해와 대북전단 살포 차단의 필요성을 알렸다. 또한 경기도는 파주, 연천, 김포를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대북전단 살포행위자에게 출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위반 시 특별사법경찰이 투입돼 강제 퇴거 및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