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확장 완공 앞두고 인력 감축 검토, 국감 도마 위…인천공항공사 “계약변경 요청안 검토 중”
#수용 능력 7700만 명에서 1억 600만 명으로 증가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4단계 완공 이후 제2터미널 면적은 38만 7000㎡(약 11만 7068평)에서 73만 4000㎡(22만 2035평)로 두 배 가까이 커진다. 연간 운항 수는 50만 회에서 60만 회,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7700만 명에서 1억 600만 명, 연간 화물 용량은 500만 톤(t)에서 63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공항시설관리(주), 인천공항운영서비스(주), 인천국제공항보안(주)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3사 노조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노동자 처우 개선과 더불어 인력충원을 요구하면서 지난 7월 30일과 8월 13일 두 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인천공항공사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개 자회사가 정원 대비 부족한 인력의 합이 929명으로 1000명에 가까웠다. 올해 9월까지는 563명의 인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인력 부족 이유로 높은 이직률에서 비롯되며, 조기퇴직 원인으로 낮은 처우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22일 인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자회사 인력 문제가 제기됐다.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인천공항 4단계 사업으로 시설 확장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도 인력 감축을 우선시하는 공항공사의 운영 방침이 우려된다”며 “인천공항은 지속해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맹성규 민주당 국회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인천공항 위탁사업 운영 혁신 마스터플랜(안)’에 따르면 위탁계약 예정가격(노무비) 산정을 위한 설계 기준 인원으로 △2023년 9705명 △2024년 9615명 △2025년 9446명 등 3년간 자회사 인력을 총 259명을 감축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 내부 문건은 2022년 진행한 외부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023년 4월쯤에 작성됐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인천공항시설관리(주)의 시설관리 분야는 2023년 3624명에서 2025년 3557명으로 67명 줄이고, 인천공항운영서비스(주)의 운영 서비스 분야는 2452명에서 2265명으로 187명, 인천국제공항보안(주)의 보안 분야는 3629명에서 3624명으로 5명 감축하는 계획이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관계자는 “모회사는 스마트·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인력 효율화에 굉장히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문제는 스마트·디지털 기술이 범용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며, 상용화가 되더라도 승객 안내 등 대체하기 힘든 업무가 있기 때문에 인력 충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3개 자회사는 일단 노조 요구를 받아들여 연말까지 인력을 충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 7월 공사에 총 1180명의 인력 증원 계약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분야별로는 △보안 487명 △시설관리 391명 △운영 서비스 302명이다. 다만 곧바로 충원이 이뤄지진 않는다. 자회사와 인천공항공사 간 계약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원 못 채우면 계약금 회수, 악순환의 고리
인천공항공사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2조 2505억 원, 영업이익 5325억 원을 거뒀다. 2020년 마이너스(-) 3608억 원, 2021년 –9300억 원, 2022년 –5874억 원으로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다가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자회사들의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부실하다는 평가다. 2023년 12월 기준 인천공항시설관리의 부채비율은 377.3%, 인천공항운영서비스는 267.9%, 인천국제공항보안은 194.7%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공사 흑자전환에도 자회사들의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더 높아졌다. 2022년 대비 2023년 부채비율이 인천공항시설관리(주)는 60.1%포인트(p), 인천공항시설관리(주)는 16.3%p, 인천국제공항보안(주)은 26.2%p 증가했다.
앞서의 인천공항지역지부 관계자는 “3조 2교대 등 근무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퇴사자가 많이 발생하지만 모회사는 계약서 상 인원을 못 채웠다는 이유로 자회사로부터 계약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며 “4조 2교대 등 근로 환경을 개선해야 정원이 부족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만약 불공정한 계약 관계가 지속되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운영혁신 마스터플랜의 목표는 인력 감축이 아니라 업무 효율성 및 공항 서비스 향상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 자회사 현원에 대한 인위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3개 자회사로부터 4단계 운영 관련 계약변경 요청안을 제출받아 검토 중”이라며 “4단계 오픈 후 늘어나는 신규 과업량, 업무 효율화 등을 종합 고려해 2024년 계약을 변경하고 2025년 계약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