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1년 만에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민주당 “불출석 버릇 고쳐라” 비판
강 대변인은 “후보 시절 기분이 내키지 않아 토론회를 젖히더니 내키지 않으면 불출석하는 버릇은 고치기 어렵나 보다”라며 “시정연설은 한 해 국가를 꾸려갈 살림에 대한 신중한 설명의 자리로 행정부 수반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협조를 구하는 자리다”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명태균 씨 녹취가 불러온 파장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의료 대란 등의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을 밝혀야 할 부분도 많다. 시정연설은 이 복잡하고 시끄러운 현안에 대해 책임 있는 답을 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최소 의무를 다 하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내일 반드시 국회에 직접 나와 예산안에 대해 몸을 낮춰 협조를 구하고 국민께 직접 해명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아내 김건희 여사가 하라는 것 말고는 하고 싶은 일만 하려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 아내를 보호하고, 아내를 위하는 김건희 여사 남편 노릇은 집에서나 하시고 국민을 위해 자기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라”고 일갈했다.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은 다음해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연설로 올해 시정연설은 한덕수 국무 총리가 대독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 때까지는 취임 첫 해 대통령이 직접하고 이후 국무총리가 대독했으나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로는 매년 현직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도 2022년 취임 이후 작년까지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했다.
올해 국회는 677조 4000억 원 규모의 2025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으로 시작부터 냉기가 흐르게 될 전망이다.
이번 시정연설 불참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 통화녹음 공개 후 야당의 공세가 거세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여야 극한 대결을 이유로 지난 9월 22일에는 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 최초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기도 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