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우승 고양 “이창호의 완주 까다로워”…고루 강한 칠곡도 강력 우승 후보 꼽혀
고양특례시의 정규리그 1위 등극은 극적이었다. 자력으로는 1위가 불가능했던 고양특례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KH에너지에 2-1로 승리, 의성마늘에 1-2로 패한 수소도시 완주를 간발의 차이로 제쳤다.
신생팀 수소도시 완주는 승리할 경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었으나 최하위 의성마늘에 덜미를 잡혔다. 팀 스코어 1-1 상황에서 주장 이창호 9단이 최명훈 9단에게 패해 결정적인 승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고양특례시는 2지명으로 픽업한 이상훈(小) 9단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세돌 9단의 친형인 이상훈 9단은 2지명으로는 유일하게 10승(3패)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여기에 같이 10승(4패)을 거둔 조혜연 9단과 3지명 차민수 6단과 4지명 이다혜 5단이 중요한 순간마다 승점을 쌓으면서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2022년 우승에 이어 두 번째 통합우승을 노리는 고양특례시 한철균 감독은 “선수 선발식부터 운이 따랐다. 2지명으로 뽑은 이상훈 9단이 우리한테까지 지명 기회가 올 줄 몰랐다. 당초 목표는 4강 진입이었는데 우승까지 가능했던 건 전적으로 선수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는 또 우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4위 스타영천 팀이 3위와 2위를 어렵게 꺾은 다음 우리와 우승을 다투면 좋겠지만(웃음), 전력 상 쉽지 않을 것 같다. 결국 수소도시 완주나 칠곡황금물류가 올라올 것으로 보이는데 확실한 ‘1승 카드’ 이창호 9단이 버티고 있는 수소도시 완주가 가장 까다로운 상대”라고 내다봤다.
수소도시 완주는 정규리그 1위 자리를 아쉽게 놓쳤지만 개인 승수 28승으로 전체 1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이는 정수현 감독의 치밀한 전략과 이창호 9단(11승 3패), 권효진 8단(9승 5패), 박승문 8단(8승 6패)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수층 덕분이다. 특히 올해 처음 레전드리그에 발을 내딛은 이창호 9단의 경험은 팀의 가장 큰 무기다. 칠곡황금물류와 함께 팀의 주력 선수들이 모두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윤영민 감독이 이끄는 칠곡황금물류는 색깔이 뚜렷한 팀이다. 1지명 양건 9단은 초반 5연승 포함, 흑번 경기에서만 8승을 쓸어 담으며 ‘흑번 불패’라는 별명을 얻었다. 칠곡황금물류의 강점은 1~3지명이 골고루 강하다는 점이다. 주장 양건 9단이 8승 6패를 기록했고, 2지명 이상훈(大) 9단도 제몫 이상을 해냈다. 여기에 3지명 안관욱 9단의 활약은 더욱 인상적이다. 8승 5패로 1·2지명 선수들보다 더 나은 성적으로 팀에 기여했다. 특히 13라운드에선 이창호 9단을 꺾으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규리그에서 7승 7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막차를 탄 스타영천. 윤종섭 감독이 이끄는 이 팀은 서봉수 9단, 서능욱 9단, 김동면 9단, 김기헌 7단 등 노련한 라인업을 앞세워 우승을 노린다.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선수들은 “부담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4라운드 전 경기를 지켜본 안성문 레전드리그 전문기자는 “수소도시 완주와 칠곡황금물류 중 한 팀이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고양특례시가 1위에 올랐지만 사실 정규리그 우승은 한철균 감독의 절묘한 ‘오더 신공’ 덕분이 컸다”며 “포스트시즌에서는 확실한 1승 카드가 있거나 짜임새 있는 전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고양특례시가 두 팀을 압도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1월 21일 저녁 7시 바둑TV 스튜디오에서 펼쳐지는 칠곡황금물류와 스타영천의 준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상위팀에게 주어지는 어드밴티지에 따라 칠곡황금물류가 한 경기를 이기거나 비기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반면 스타영천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의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단 시간초과 착점의 경우 1회 초과 시 벌점 2집을 공제하고 시간초과 2회 시 시간패가 선언된다.
정규시즌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우승컵을 다투는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의 상금은 우승 3000만 원, 준우승 1500만 원, 3위 1000만 원, 4위 5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