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신변 위협 호소 글 올려…지인이 ‘DM 보냈는데 횡설수설 계속해’
김나정은 12일 오전 7시경 자신의 SNS를 통해 “마닐라 콘래드 호텔이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공항도 무서워서 못 가고 있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김나정은 “대사관 전화 좀 부탁드린다”, “한국 가고 싶다”는 글을 연이어 게시하며 주변을 혼란에 빠뜨렸다. 특히 그의 게시물에는 일관성이 없었고, 전후 사정 설명 없이 혼란스러운 내용들이 이어졌다.
이날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것은 김나정이 올렸다가 삭제한 마약 관련 게시물이었다. 김나정은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가 해당 내용을 재빠르게 삭제했다. 이 게시물이 온라인 상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그의 마약 투약 의혹은 순식간에 사실로 받아 들여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런 가운데 김나정의 절친한 지인 A 씨가 그의 평소 행적과 현재 상태에 대해 상세한 증언을 내놓았다. A 씨는 “평소 김나정은 마약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고, 마약 투약에 거부감을 갖던 사람”이라며 “이번에 필리핀에 여행차 갔다고 들었는데, 그곳에서 뭔가 일에 휘말려 모종의 이유로 마약을 투약하게 된 것 같다. 평소 마약을 전혀 해본 적이 없던 사람이라 갑자기 심각한 부작용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A 씨는 “도와달라는 인스타그램 글을 보고 DM을 했는데 횡설수설이 계속됐다”며 “평소와 달리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한다는 말을 반복했으며, 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극심한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A 씨는 “과거 중독전문의가 방송에서 얘기한 마약에 급성으로 중독된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전형적인 증상과 비슷한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실제로 김나정은 마닐라 공항에서도 의심스러운 행동을 이어갔다. 김나정은 인스타그램에 “비행기 타면 저 죽을 것 같다. 마닐라에서 나가면 죽을 것 같다”고 호소하다가도 갑자기 “비행기 타요”라는 글을 남기는 등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나정은 “공항 직원, 승객, 이미그레이션 모두가 저를 촬영하고 트루먼쇼처럼 마약운반사태를 피하려고 제가 캐리어와 가진 백들을 모두 버렸다”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하기도 했다. .
방송가 관계자들도 김나정의 돌발 행동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 작가는 “최근까지도 방송에 섭외하기 위해 만난 바 있다. 만약 출연이 확정됐다면 이번 일로 큰 논란이 될 뻔했다”고 귀띔했다. 김나정과 같이 예능에 출연했던 한 출연진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한편 2019년 미스 맥심 콘테스트 우승자인 김나정은 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다. 김나정은 최근 SBS ‘검은 양 게임’,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김나정은 이화여자대학교 예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대학원에서는 언론홍보영상학을 공부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