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관계 영상 촬영하고 “가족에게 유포한다” 협박…동아리 마약 사건은 재판 중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윤승은 구태회 윤권원)는 8일 성폭력 처벌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공문서 변조 혐의를 받는 염 아무개 씨(31)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한, 약물 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신상정보 등록 15년도 명했다. 앞서 1심은 염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염 씨는 지난 2021년 4월 미성년자인 A 씨에게 성관계 불법 촬영물을 가족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해 4~5월에는 텔레그램, 라인,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남성들에게 돈을 받고 A 씨와의 집단 성관계를 알선한 혐의도 받았다.
이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은 염 씨가 마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알아냈다. 조사, 결과 염 씨가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당시 교제하던 여성에게 20만 원을 받고 마약류인 LSD 2정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또 텔레그램과 라인을 통해 엑스터시(MDMA)를 추가로 구매해 소지하거나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2심 재판부는 1심 형량보다 1년 늘어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선 2심도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음행매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판단을 내렸다. 음행매개죄는 영리 목적으로 사람을 매개해 간음하게 하는 죄를 말한다. 앞서 검찰은 염 씨가 영리를 목적으로 A 씨에게 성관계를 맺게 했다며 음행매개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영리 목적이 없어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트위터에 게시해서 집단 성교를 홍보했고 더불어 장소 등 정보 제공까지 하며 남성들이 성교하도록 알선하고 용이하게 했기 때문에 유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염 씨가 교제하던 여성에게 LSD를 판매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해당 여성이 마약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적도 있다고 하는 등 이를 판매로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만 2심에서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마약류 수수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학원생임에도 어린 학부생 행세를 하면서 신분증을 변조하는 행위를 하며 초년생 여성들에게 접근했다”며 “고인은 나체 사진, 동영상 등 촬영물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고 이후 교제한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LSD를 교부해 함께 사용하는 등 범행 경위와 내용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헀다.
또 “피고인 개인은 절도죄 등으로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자중하지 않은 채 열흘 만에 협박 범행에 나아갔다”며 “마약류 수수·소지로 체포될 당시에도 인멸하려 하고, 1심에서 자백하다 2심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일부 범행을 부인해 진정한 반성을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염 씨는 2021년 자신이 만든 대학 연합동아리 ‘깐부’에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혐의로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